삼성화재, 통 큰 자사주 매입...금융지주사 요건 충족

삼성화재가 3년 연속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특히 이번 자사주 매입은 파격적인 규모로 실시해 삼성생명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전일 삼성화재는 보통주 140만주(2.96%), 우선주 3만주(0.94%)의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이는 2012년 7월, 2013년 9월에 이은 3번째 자사주 취득이다. 매입규모는 보통주 3871억원, 우선주 64억원으로 총 3935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화재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파격적'이라고 봤다. 지난해 회계연도(3개 분기, 결산월 변경 영향) 당기순이익이 5051억원인데 이 중 79%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까지 감안하면 주주환원율(당기순이익 중 주주에게 돌려주는 비율)이 103%에 달한다"며 "2012년~2013년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을 합한 주주환원율이 62%~67%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를 최우선한 통 큰 의사결정이다"고 판단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이 종료된 뒤 삼성화재의 자사주 비율은 보통주 기준 12.4%가 된다. 삼성그룹의 삼성화재에 대한 지분율은 삼성생명 14.98%, 삼성문화재단 3.06%, 삼성복지재단 0.36% 등 그룹내 지분율 18.40%에 자사주(보통주) 12.43%를 더해 총 30%를 상회하게 됐다.


즉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자회사 요건을 충족하게 된 것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상장 금융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한편 이번 매입 완료 이후 삼성화재의 자사주 비중은 이제 12.43%로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율에 육박하게 됐다. 자사주 비중이 커질수록 유통주식수가 감소하는 문제도 있어 향후 계속된 자사주 매입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룹 지분율 30%를 충족했기 때문에 향후에는 자사주 매입보다 배당 성향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 정책이 유력할 것이다"며 "금융당국의 자본 규제 방향 등을 고려해도 배당 성향 확대가 바람직한 방법이다"고 분석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 규제를 포함한 재무건전성 감독제도 로드맵을 발표했다. 150%의 지급여력 권고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일정 수준의 RBC를 확보하면 주주배당 등을 허용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대우증권 정 연구원은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 RBC 비율이 400%에 가까운 초과자본을 보유한 보험사들은 규제 완화에 맞춰 점진적으로 배당 성향을 상향시킬 것이다"고 전망했다.

18일 오전 10시25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화재 (277,500원 ▲500 +0.18%)는 0.71% 오른 28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향후 3개월 간 일평균 2만2222주 수준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게 되는데 이는 일평균 거래량의 20.0% 수준으로 수급 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