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재개발 사업 인·허가 뇌물 공무원 등 입건

= 서울 용산구의 한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공무원, 공사수주 대가로 승용차와 현금카드를 받은 건설사 간부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배임죄)로 동대문구 교통행정과 공무원 최모(41)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서울의 한 구청 건축과 소속 강모(47)씨 등 공무원 12명, 서모(54)씨 등 건설사 직원 28명 등 총 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용산구 치수과에서 근무하던 지난 2009년 9월 용산구 재개발 사업 인가조건인 공공하수관로 확장 사업의 시행주체를 변경해 준 대가로 동부건설 기술부 과장 조모(43)씨로부터 총 3222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동부건설은 기존 직경 60~90㎝ 가량의 공공하수관로를 120㎝로 확장하는 조건으로 구청으로부터 재개발 사업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행주체를 변경하면 약 10억원의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어 한 협력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최씨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이혼녀인 정모(40)씨에게 "결혼해 같이 살 집을 구하겠다"고 속여 4500만원을 받아 챙기고 구청 납품업체 관계자 등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는 등 모두 13명으로부터 총 1억3172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안동시청 공무원인 조모(45)씨 등은 지난해 2월 안동 소재 예술의 전당 하자보수 공사 범위를 줄여주는 대가로 2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 강씨 등 3명은 지난 2012년 2월 중순 건축물 준공검사시 편의를 제공하고 현금 500만원과 식사 접대를 받은 혐의다.

동부건설 기술부장인 서씨는 지난 2008년 1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공사수주 대가로 협력업체 대표 김모(52)씨로부터 승용차 2대를 받고 골프 접대와 '회사 발전기금' 명목으로 4억원 가량의 현금 등을 받은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는 당시 공사현장에서 협력업체들의 공사상태 등을 판단해 업체를 선정하는 권한이 있었다"며 "자신이 담당하는 업체들에게 '회사가 쓸 돈인데 협조 좀 해달라'고 해 돈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서씨와 함께 입건된 동부건설 피의자들은 김씨에게 받은 현금카드로 2년간 매월 100만원씩 사용하거나 자신이 집사로 있는 교회나 회사 부사장, 상무 등의 개인주택에 있는 에어컨 교체·수리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동부건설 현장소장 등은 "부실공사를 하는게 아니냐"고 주장하는 재개발 조합이사 김모(42) 등 2명에게 2000만원을 대신 지급해줄 것을 김씨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 추적과정에서 본 건 외에도 재개발조합에 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내역을 확보하고 계속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부건설 간부들이 다른 협력업체와 하청업체에서도 수의계약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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