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사는 종목만 산다...배당·소비株 훨훨

코스피지수가 2000선 위로 올라온 뒤 '가는 종목만 가는' 종목별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관들은 특히 배당주와 소비주 대해 집중 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기관, 2000선 위에서 내수주·배당주 샀다=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두달새(7월18일~9월17일)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텔레콤 (50,400원 ▼300 -0.59%)(3168억원)이었다. KT (33,250원 ▼400 -1.19%), 기아차 (108,500원 ▼3,700 -3.30%)도 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고, 1000억원 이상 산 종목도 LG생활건강 (381,000원 ▼500 -0.13%), 아모레퍼시픽 (144,100원 ▼2,400 -1.64%), GKL (13,800원 ▲280 +2.07%), KT&G (88,900원 ▼900 -1.00%), 삼성생명 (77,100원 ▼900 -1.15%), LG유플러스 (9,710원 ▲30 +0.31%), 한전KPS (33,250원 ▼450 -1.34%), 아모레퍼시픽우 (40,100원 ▼550 -1.35%) 등 7종목에 이른다.

이들 종목은 배당 성향이 높거나 중국 소비 관련주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SK텔레콤, KT, KT&G, LG유플러스, 한전KPS은 지난해 시가배당률(주가 대비 배당률)이 1~4%대인 전통적인 배당주들이다. 최근 기준금리가 하향 조정되면서 배당주의 매력은 높아지고 있다. 배당주들의 주가가 올라가면서 시가배당률은 올해 낮아질 전망이지만 그래도 시중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기말배당액은 보통주 1주당 8400원으로 시가배당률이 3.7%였다. 올해에도 같은 금액을 배당할 경우 시가배당률은 2%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도 지난해와 같은 800원 배당시 시가배당률은 2.2%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GKL은 중국 소비주로 분류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에서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자 한국에 방문한 중국인들의 면세점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국인 카지노인 GKL도 중국 여행객을 일컫는 '요우커' 급증세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률 훨훨, 두 달 새 20~30% 급등=수익률도 발군이다. LG유플러스가 35.56% 뛰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우는 각각 33.48%, 26.70%가 올랐고 기관이 가장 많이 산 SK텔레콤은 20.75%가 뛰었다. KT, 삼성생명, 한전KPS 등도 10%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다른 투자 대안이 없다보니 배당주, 소비주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과 같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최근 주가 급등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주의 실적 우려가 커 대안이 없다"며 "수요가 꾸준히 있기 때문에 조정 시마다 저가 매수세가 하방을 받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10월, 11월에 미국 경기가 둔화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 시장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꾸준히 이어진 매수세가 7부 능선을 넘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이미 많은 펀드들이 경쟁적으로 매수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며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수는 있지만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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