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투자자를 잡아라" 메디아나vs데브시스터즈

한달여만에 재개된 공모주 시즌에서 같은 일정에 공모청약을 진행,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을 펼치는 종목이 있다. 메디아나, 데브시스터즈가 그 주인공이다. 양사 모두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업종에 속한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환자감시장치, 심장제세동기 등 의료기기를 만드는 메디아나는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위한 공모절차를 진행 중이다. 메디아나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은 이달 24~25일로 예정돼 있다. '쿠키런' 등 히트게임을 만든 데브시스터즈도 같은 날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이 높으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발행사)과 주관사 간 협의에 따라 공모가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기업이 특별한 덕을 보지는 않는다. 공모청약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더라도 대개 주관사가 실권주를 인수하기로 돼 있어 발행사는 계획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요예측 경쟁률과 공모청약 경쟁률이 모두 높다면 시장의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발행사는 물론 발행사를 대신해 상장실무절차를 진행하는 주관사들도 경쟁률을 무시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 수요예측·청약경쟁률이 높은 종목의 수익률은 그렇지 않은 종목에 비해 높다. IR큐더스에 따르면 올 2월 상장한 인터파크INT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이 505대 1, 청약경쟁률이 492대 1에 달했는데 상장 첫 날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100% 높게 형성됐고 현재 주가도 공모가 대비 192% 이상 높다.

반면 수요예측 경쟁률이 85대 1에 그쳤던 화인베스틸, 공모청약 경쟁률이 99대 1에 머물렀던 신화콘텍 등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각각 7%, 35%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메디아나, 데브시스터즈 모두 올 들어 가장 주목받는 업종군에 속해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메디아나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비교기업으로 삼은 종목들은 뷰웍스, 바이오스페이스, 아이센스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39~160%에 이른다. 데브시스터즈가 비교기업으로 고른 컴투스, 게임빌, 선데이토즈 등의 올해 주가상승률 역시 138~452%에 달한다.

아울러 메디아나는 지난해 7월 문을 연 코넥스시장 1호 상장사로 투자자들에게 선보인 후 1년여만에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11월 선데이토즈가 하나그린스팩을 통해 우회상장한 이후 10개월여만에 등장한 게임주라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시장에서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는 규모는 한정돼 있다"며 "여러 종목의 청약일이 겹칠 경우 조금이라도 더 투자매력이 높은 종목으로의 쏠림현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공모주 투자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자금의 규모는 약 4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자금은 공모청약 과정에 상당규모가 증거금으로 납입되는데 수백~100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고 공모물량을 배정받은 뒤 상장 후 매각하는 등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청약일이 겹칠 경우 투자자들은 상장 후 상승여력이 더 높다고 판단되는 종목에 집중해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어느 쪽이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갔을지는 이달 24~25일 공모청약 결과에서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