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갈등 고조'…청주대 학생들 "총장 사퇴하라"

청주대 총학생회가 18일 오후 1시 교내 도서관 앞 광장에서 김윤배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학생총회를 개최했다. 학생총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인 총 6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사진=청주대 재학생 제공

청주대학교 총학생회와 총동문회, 교수회,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8일 김윤배 총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퇴진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청주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1시 교내 도서관 앞 광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김 총장과 경영진의 사퇴를 안건으로 상정한 뒤 거수 투표를 진행했다. 앞서 총학생회는 학생 찬반투표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몰려 투표는 무리라고 판단, 거수투표로 대체하기로 했다.


유지상 총학생회장은 약 6000여명의 학생들이 집결한 광장 앞에서 열악한 교육환경에 반한 적립금 규모를 지적하며 총장 퇴진운동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를 간곡히 부탁했다. 학생총회에 참석한 재학생들은 압도적인 찬성으로 '총장 퇴진'을 가결했다.

교수회 역시 이날 오후 3시경부터 본관 세미나실에서 전체 교수들이 참석하는 비상교수 총회를 개최, 총장 퇴진 문제를 논의하고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학교노조와 총동문회도 각각 김 총장 퇴진운동에 본격 돌입한 상황.

노조는 학생총회에 앞서 도서관 앞 광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총동문회는 이날 오후 3시 김 총장의 부친인 고 김준철 전 청석학원 학원장 동상 앞에서 비상총회를 개최한 뒤 동문 단합대회를 진행 중이다. 이들 단체는 청주대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책임을 물어 김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학생회와 공조할 예정이다.

반면, 학교 측은 학내 분규를 해결하고자 위기대책기구인 '비상혁신위원회(가칭)' 발족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청주대는 지난 17일 '대학구성원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대학구성원들에게 추락한 현재의 학교 위상을 재건하는 사업에 동참할 것을 적극 호소했다. 학교 측은 학교대표, 교수대표, 학생대표, 총동문회대표, 지역사회인사 등 20명 내외로 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호소문에는 위원회가 총장으로부터 학교 운영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위임 받아 대학혁신을 위해 활동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비대위는 논평을 통해 "학교 측이 내놓은 학교정상화 방안에는 김 총장의 책임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교무위원은 혁신의 대상이지 주체가 될 수 없고, 김 총장 퇴진이 우선"이라고 거절의사를 밝혔다.

청주대학교 총학생회와 총동문회, 교수회,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김윤배 총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퇴진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학교 곳곳에는 '총장 퇴진'과 관련한 현수막 및 학과별 성명서가 부착돼 있다./사진=청주대 재학생 제공

이런 가운데 최근 김 총장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폐과하고 교수를 내보내야 한다'는 식의 부적절한 언사를 한 사실이 알려져 총장 퇴진을 요구해 온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더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5일 학교구성원들이 공개한 2분24초 분량의 녹취파일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달 보직교수를 비롯한 직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평가지표를 채우지 못하는) 구멍 난 과는 폐과시키고 정원조정하고, 교수 잘라버리라 이거에요. 학교 말아먹는 X들이니까. 왜 그걸 안하면서 지금 자꾸만 구멍 난 걸 채우려고만 해요"라며 막말 섞인 언사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청주대 재단 이사회에 공개질의서를 발송해 "재단 이사진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공개질의서에는 4차례에 걸쳐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김 총장을 연임시킨 이유, 청주대 부실을 방조해 직무유기와 배임을 방조한데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지 등 8개 항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비대위는 총장 퇴진이 결의됨에 따라 본관 앞에 텐트를 설치, 김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점거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김 총장과 경영진이 사퇴할 때까지 퇴진운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학교정상화를 위해 더 이상 문제를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 필요하다면 수업거부 투쟁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김 총장의 독선적인 장기 집권과 교육의 질 부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며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오명을 안은 이 상황에서 김 총장과 경영진 사퇴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