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한전, 부지 매각으로 배당금↑" 전망

10조원 규모의 부지 매각 이익을 보게 된 한국전력 (21,450원 ▲550 +2.63%)에 대해 증권가는 내년 배당금이 주당 3000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부채비율 하락폭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지난 18일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각 입찰 결과 현대차 컨소시엄이 입찰가를 10조 5500억원으로 써내며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부지 감정평가액이 3조3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낙찰가가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한전은 매각 차익으로 발생하는 약 8조5000억원 대부분을 부채 감축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차입금 감축에 따른 이자비용 축소와 매각대금 일부분을 배당금 증가 재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부지 매각 차익으로 2015년 주당 배당금이 약 3000원씩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을 상회한 본사부지 매각 차익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4만9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전에 약 8조5000억원의 1회성 자산처분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각 대금이 완납되는 2015년에 1회성 이익이 발생하며 당기 순익은 8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범 연구원은 "30%의 배당성향을 감안하며 주당 배당금은 약 3000원씩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매각 대금으로 약 2~3조원의 차입금을 감축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3년 202%에서 2016년 181%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배당성향 23.5%를 적용하면 주당 배당금이 2442억원 늘어난다"며 "한전의 주당 배당금은 1000원 수준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만, 한전은 공기업인만큼 한번에 배당이 그렇게 많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다만 "매각차익이 인식되는 연도의 배당금은 과거와 다른 기준으로 정해질 것으로 본다"며 "시가배당률 정책으로 하되 기준을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2.5%)+ 1~2%p로 정하는 등의 방법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게 계산하면 내년 주당 배당금은 1624원~2088원선이 된다.

매각차익 효과로 기대할 수 있는 전기요금 인하는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윤 연구원은 "원칙적으로 유형자산 처분이익은 전기요금 인하요인이 된다"며 "아직까지 이렇게 큰 규모의 매각이익이 발생한 적이 없어 정부가 원칙을 적용할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원칙대로 계산해 본다면 요금인하 요인(8조5000억원)과 요금인상 요인(1조7300억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인하요인과 인상요인을 합해보면 6조8100억원이 인하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전기요금을 12.6% 내려야 하는 것이지만 매각차익은 한 번 발생하는 것이고 유연탄 개별소비세와 배출권 매입비용은 매년 발생하므로 향후 요금 조정 시에 이러한 요인들이 함께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매각차익이 전기요금 인하요인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지만 본사부지 매각 목적 자체가 부채비율 개선이라는 점에서 요금인하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도 "매각차익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는 시점은 2015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매각이 전기요금 조정시 인하요인으로 작용하는 시기는 2016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