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ENS사건 엇그제인데, 금감원 또 직원비리 혐의에 당혹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또다시 터진 조사국 직원의 뇌물혐의 수사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안그래도 지난 3월 KTENS 불법대출 사건의 기억이 채가시지 않은데다 KB금융지주 사태 부실대응으로 수장에 대한 문책론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또다시 돌발악재를 만난 것이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호경)는 17일 전자제품 제조업체 D사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이모(45)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팀장을 체포해 조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팀장은 19일 새벽 석방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팀장은 지난 2010년 6월 당시 코스닥상장사이던 D사 대표이사의 아들 조모 이사가 건넨 5000만원을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 방모씨, 2007년 퇴직한 금감원 직원인 대부업체 대표 이모(44)씨를 통해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D사는 당시 금감원으로부터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D사는 지난달 외부 감사기관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됐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이 팀장을 석방했지만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추가조사를 벌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D사 측이 건넨 5000만원이 모두 이 팀장에게 갔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D사 대표이사 아들인 조모 이사에 대해선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방씨, 이씨를 이 팀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와 이팀장은 금품수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검찰수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 세우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D사는 주가조작혐의로 검찰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면서 "이 팀장은 당시 조사과 일개 직원이었고 D사 조사를 담당한 사실도 없는 만큼 주가조작을 눈감아주고 돈을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도 "검찰이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못해 석방했고 옛 동료의 부탁으로 사건을 파악하는 정도였을 텐데 너무 단정적으로 보도된 것 같다"면서도 사건의 파장을 우려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가 공모한 1조 2000억원대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 조사내용과 경과를 조사대상자에게 알려준 혐의로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소속 김모 팀장이 불구속기소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안그래도 KB사태로 분위기가 안좋은데 악재가 터졌다"면서 "검찰수사중인 사항의 경우 대놓고 대응하지 않는 게 관례지만 지금은 상황이 좋지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