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나 홀로 강세 보이는 '틈새종목'들

코스피 지수가 최근 2030~2060 구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 여건이 좋을 때는 글로벌 시장에 악재가 나오고, 기관 수급이 개선되면 외국인들의 매물이 쏟아진다.


증시 자금수급과 기업들의 실적, 대내외 경제여건 등 3가지 변수가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박스권 구간의 '작은 박스권'이 형성된 셈이다.

올 6월 코스피 저점이 1990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흐름상 나쁘지는 않은 편이나, 7~8월 한 때 박스피(코스피 박스권 장세) 조기돌파도 예상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대형주건 소형주건 꾸준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강세장이 유지될 때는 대형주로 흐름을 타고, 약세장일 때는 소형주나 경기방어주로 대응하면 되지만 현재처럼 방향성이 애매한 국면에선 안전지대를 찾기가 간단치 않다.

◇골판지 업체, 온라인·모바일 쇼핑시장 성장타고 강세


박스권 장세에서 수익률을 유지하려면 '나 홀로 강세'를 보이는 틈새업종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에는 택배용 포장지를 생산하는 골판지 업체들과 섬유, 의류업체들이 대안으로 꼽힌다.

골판지 업체들은 그간 수익성과 안정성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주가상승의 동력이 되는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방산업이 호조를 보이며 지적돼온 '성장성 결핍'이 해소되는 국면에 진입, 주가가 동반상승하는 추세다. 온라인, 모바일 쇼핑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포장재로 쓰이는 골판지 업종이 큰 수혜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김지효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홈쇼핑업체들의 모바일 채널 신장률은 연평균 100% 이상"이라며 "골판지포장 생산액은 지난해 기준 3조4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판지 원지를 생산하는 아세아제지 (44,950원 ▼50 -0.11%) 주가는 6월말 2만500원에서 현재(19일 종가) 2만5350원으로 올랐고 △신대양제지 (5,610원 ▼60 -1.06%) 2만8400원→3만7000원 △대양제지 (8,200원 ▼200 -2.38%) 1만2500원→1만5400원 △동일제지 (3,535원 ▼70 -1.9%) 1990원→2675원 △수출포장 1만9900원→2만4000원 등으로 상승했다.

골판지 상자업체인 △대영포장 (1,292원 ▼29 -2.20%) 790원→999원 △태림포장 1920원→2320원 △삼보판지 (10,100원 ▼160 -1.56%) 7820원→9590원 등의 주가도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의류OEM 업체·면방업체, 수출경쟁력 강화

의류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생산업체들과 섬유업체들도 틈새종목으로 꼽힌다. 대표기업으로는 영원무역 (36,200원 ▼850 -2.29%)과 한세실업 (19,110원 ▼160 -0.83%)이 있는데 6월말 대비 주가상승률은 각각 29%, 30%에 달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원무역은 글로벌 톱 티어 고객을 중심으로 고객선이 다변화되고 있다"며 "한세실업은 중저가 패션업체와 SPA 바이어 내에서 점유율을 올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류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의 수출 경쟁력 둔화에 따른 경쟁완화로 의류 OEM 업체들의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류업체들이 좋다보니 여기에 원재료를 공급하는 면방업체들의 주가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방 (7,760원 ▼40 -0.51%)과 동일방직 (27,000원 0.00%), 일신방직 (8,400원 ▼180 -2.10%) 등 3사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생산설비 확장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매출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은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방은 지난해 2월 베트남 공장을 준공한 이래 수요 증가와 비용절감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베트남 설비가 있는 면방3사는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협정)의 수혜도 받을 수 있어 앞으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