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IPO 청구서 제출..연내 상장 가시화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이 연내 상장계획을 확정짓고 거래소 심사 절차에 돌입했다. 그룹 계열사인 삼성SDS와 겹치지 않도록 내년초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지배구조 개편에 한시가 급한 삼성은 계열사 두 곳을 동시에 출격시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이날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희망금액을 포함한 구체적인 공모 구조는 밝히지 않았다. 대우증권이 대표주관사, 우리투자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삼성SDS가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 약 한달 간격을 두고 삼성 계열사 두 곳이 동시에 공모를 진행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이 병원에 입원한 이후 3세승계 절차를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긴박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남매는 보유지분을 현금화할 방안이 마련된다. 상속세 마련을 포함해 3남매가 구상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지분 거래가 가능해진다.

증권업계는 삼성SDS가 1조5000억~2조원, 제일모직은 1조원 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래소 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때 오너 일가의 구주매출 여부와 공모 구조가 확실해진다. 삼성SDS에 이어 제일모직도 패스트트랙 제도를 적용받아 심사 기간은 20영업일로 단축 적용된다.

앞서 제일모직은 기존 5000원이었던 액면가를 100원으로 분할했다. 수백만원대로 예상됐던 주당 가치를 10만원 이하로 낮추고 유통주식수를 늘려 상장 후 원활한 거래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을 상장해도 유가증권시장의 지분분산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그룹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맡은 제일모직은 지분율 희석을 막기 위해 공개지분 주식수를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72%)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5.10%),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8.37%),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8.37%)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들이 제일모직 지분 80.62%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