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주경기장, 장애인 편의시설 부실…무장애환경 ‘웬말’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전경/사진제공=인천AG조직위<br><br>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인천AG) 주경기장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9일 성명을 통해 “45개국 1만3000여명이 참가하는 인천AG가 소통과 화합, 배려의 대회를 주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며“주경기장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둘러본 결과 소통과 화합, 배려의 대회가 아닌 불통과 배제, 차별의 대회가 되지 않을지 우려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주경기장을 직접 점검한 장애인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우선 휠체어석 양 옆에 설치된 회전식 동반자석의 간격이 너무 비좁아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불편했다”고 주장했다.

또 “휠체어석 옆의 동반자석 하나를 펼칠 경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불과 87㎝에 불과했다”며“이는 휠체어 한 대가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휠체어를 돌려 나오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더 큰 문제는 양쪽의 동반자석 두 개를 모두 펼칠 경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57㎝로 줄어 동반자석 두 개를 모두 사용할 경우 휠체어가 비집고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는 그간 수차례 지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와 조직위는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해왔고 끝내 개선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우리가 놀란 것은 개막식을 앞두고 장애인석 일부를 뜯어내고 그 자리에 중계용 방송장비와 테이블 등을 설치한 광경이었다. 이는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주경기장은 장애인아시안게임 기간 육상종목 경기장으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육상선수들이 사용할 샤워실의 경우 시설 등이 잘 설치된 반면 장애인 선수들이 샤워하면서 이용할 화장실은 샤워실 내에 없는 등 시설이 미비했다. 대신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복도에 위치한 장애인전용 화장실을 이용해 주세요’라는 안내판만 설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샤워 중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휠체어 이용자는 샤워하다 말고 복도에 위치한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경기장 뿐 아니라 다른 경기장 곳곳에서도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거나 미흡한 부분이 많이 발견됐다”며“‘소통과 화합, 배려의 대회’라는 대회 목표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에겐 ‘불통과 배제, 차별의 대회’라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현재 인천시와 인천AG조직위에 무장애환경 구현이라는 취지에 맞게 편의시설 개선을 요구한 상태다. 이번에도 장애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강력투쟁에 나설 것”이라며“이번 대회가 장애인을 차별한 후진적 대회로 아시아인들의 비웃음을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AG 주경기장은 보건복지부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BF(Barrier-free)인증 우수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