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배터리 3사, 독일 ESS시장 본격공략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우리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독일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시장점유율 1,2위인 LG화학 (382,000원 ▼12,500 -3.17%)과 삼성SDI (386,500원 ▼7,500 -1.90%)는 독일에서 굵직한 ESS 사업을 따내는 한편, SK이노베이션 (103,800원 ▼1,500 -1.42%)도 첫 수출 실적을 독일에서 올렸다. 독일 정부는 에너지 부족분 해결을 위해 ESS를 적극 장려 중인만큼, 향후 추가 실적이 뒤따를 것이란 '핑크빛' 전망도 나온다.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독일 펠트하임 전경/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은 최근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에네기퀠레'(Energiequelle GmbH)의 ESS 구축사업의 최종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LG화학이 계약을 따낸 ESS프로젝트는 10.8㎿h(메가와트시)급으로 독일 최대 규모다. 해당 지역 2000여가구가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독일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주 펠트하임(Feldheim)에 리튬이온배터리를 공급하고 내년 1분기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설치되는 ESS는 풍력과 바이오매스, 태양광 등 환경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생산하는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시 전력망으로 내보내는 데 쓰인다. 펠트하임은 기존 발전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발전만으로 전기와 난방을 자급하는 곳으로 ESS 설치에 적합한 지역이다.

LG화학 측은 이번 수주를 통해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로부터 생산한 전력을 저장하는 ESS구축사업의 경험을 쌓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한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마이크로그리드) 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설치된 독일 베막의 ESS /사진제공=삼성SDI

삼성SDI는 독일 전력회사 '베막'(WEMAG)이 독일 북부 슈베린 지역에서 운영 중인 변전소에 자사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5㎿h급 ESS를 설치했다. 특히 실증사업이 아닌 변전소에 ESS배터리를 공급했다는 점은 기술력과 안정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지난 6월 독일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시가 추진하는 ESS실증프로젝트에 시스템공급자로 선정돼, 1㎿h급 ESS시스템을 공급한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ESS시스템이 수출길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회사는 독일 최대 연구기관이 프라운호퍼연구소와의 공동 연구개발에도 나섰다.

특히 독일은 원자력 발전 감축계획으로 2022년까지 약 15GW(기가와트)의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발전시설 확충 및 ESS를 통해 에너지 부족을 해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설치비용의 30%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등 ESS활성화에 적극적인 태세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조원에서 2020년 58조원 규모로, 연평균 53%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네비건트 리서치는 LG화학과 삼성SDI를 ESS용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3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으며, B3의 올해 1분기 보고서는 LG화학과 삼성SDI가 올해 각각 150㎿h, 140㎿h의 ESS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