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이사회 "회장·은행장 분리에 무게"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KB금융이 신임 회장 선출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사외이사들은 회장과 은행장을 기존처럼 분리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9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출작업을 시작했다. KB금융 회추위는 사외이사 9명 전원으로 구성된다.

금융권은 KB금융 새 회장이 누가 되느냐 못지 않게 회장과 은행장의 겸임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KB금융 사태'가 금융지주회사와 은행간 갈등에서 시작된 만큼 금융권에선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KB금융의 자산 8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계열사다. 자연스럽게 국민은행장이 집행 가능한 예산을 비롯해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실질적 권한을 보유, '갈등의 씨앗'을 항상 내포한 탓에 회장.행장 겸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KB금융은 1차 회추위에서 회장과 행장의 겸임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다. 다만 KB금융 회장과 은행장 선출 권한을 갖고 있는 사외이사들은 다수가 회장.행장 겸직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회장.행장간의 갈등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임영록 전 회장, 이건호 전행장의 갈등은 회장.행장이 분리돼 있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그 자리에 누가 있느냐에 따른 문제였다는 것. 그는 특히 "이번 사태는 은행장이 회장에게 반기를 든 사건"이라며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시절에는 이같은 문제가 없었지 않나"라고 말했다.

KB금융은 회장은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추위가 선출하고, 국민은행장은 지주사 회장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가 선출하는 만큼 사실상 이 같은 사외이사들의 의견이 향후 선출 과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회장.행장 겸직 문제는 현재의 제도를 바꿔야 하는 것"이라며 "이사회 내부에서도 겸직에 대한 논의가 있겠지만,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현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