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무한요금제, "무제한 맞다 vs 아니다"

"무제한 요금제 아니다." vs "사실상 무제한 맞다."

뒤늦게 이동통신사들의 'LTE(롱텀에볼루션)무한 데이터 요금제' 논란이 뜨겁다. 한국소비자원은 21일 "LTE무한요금제는 여러 제한이 있어 사실상 무한 또는 무제한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이 LTE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중 절반은 별도의 제한 조건을 명확히 모르고 있고, 또 4명 중 1명은 실제로 그 제한으로 인해 초과 요금을 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 KT와 LG유플러스는 사실상 무제한이 맞다고 반박했다. 이통사들은 요금제 종류에 따라 월 기본량을 제공하고, 모두 소진시에는 하루에 2GB를 추가로 제공한다. 또 그 이후에는 3Mbps(3G급)로 속도만 제한할 뿐 데이터 사용을 무한으로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79요금제'의 경우 약정할인을 적용하면 월 6만원을 내고 70GB 이상을 LTE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며 "그 이후에도 동영상과 인터넷 검색 등 서비스 이용에 전혀 무리가 없는 속도로 데이터를 무한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문제로 지적됐던 속도 제한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데이터 소진 후에도 속도를 무한정으로 풀어놓으면 네트워크 과부하로 전체적인 서비스의 질이 낮아져 다른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월 70GB 이상의 데이터면 일반인의 경우 충분히 사용하고 남는 수준"이라며 "사업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70GB의 용량은 화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일반화질로 영화 한 편 보는데 1GB로 영화 70편을, 고화질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로 볼 경우 한 편당 100MB데이터가 사용돼 약 700편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논란에 대해 사업자들이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통사들은 올 4월 LTE무한요금제를 내놓을 때부터 속도 제한 등 여러 가지 '제한 조건'에 대해 누차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 '전국민 무한', '완전 무한', '무한대' 등을 집중 홍보하면서 일부 제한 등을 안내하는 데 소홀했기 때문이다.

A사의 경우 일정 수준의 데이터를 사용한 뒤에는 어느 정도의 속도 제한이 있는지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하루 2G 초과시에는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최적화된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만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적정 수준의 속도를 보장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음성통화와 문자 역시 예외 조항이 있지만 홈페이지에는 '무제한'만 표기돼 있다. 별도 '안내' 항목을 클릭해야 관련 내용이 언급돼 있어 이용자들이 쉽게 확인하거나 인지하기 어렵다. 가령 음성 통화의 경우 요금제에 따라 050통화, 영상통화, 1588 등 전국대표번호 060전화 정보서비스 등은 무한 제공이 아니라 기본 제공 통화량에서 차감된다. 또 안내 서비스, 콜렉트콜 등은 아예 별도의 요금이 청구된다.

다만 문자는 특수한 경우만 제한을 뒀다. 스패머(스팸 발송자)들의 활동을 막기 하루 500건, 하루 200건이 넘는 문자메시지를 월 10회 넘게 발송하는 경우에만 제한된다. 경조사 등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는 상관이 없다.

관건은 이런 제한들로 인해 실제 이용자들이 추가 비용을 얼마로 지불했느냐다. '무제한' 요금제라면서 별도 제한들로 인해 이용자의 요금 부담이 늘어나는 등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는 현황 파악을 위해 이통3사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현황을 파악한 후 향후 과장 광고 등에 따른 조치 등을 내릴 것"라며 "다만 조사 결과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요금 부담을 주지 않고 다른 이용자 보호와 네트워크의 효율성 등을 위한 제한이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