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1700억 유증으로 글로벌 경쟁력 키운다

LS전선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재정비에 나선다. 차입금 상환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자본금을 확충, 글로벌 경쟁력도 키운다는 방침이다.

LS전선은 지난 19일 운영자금 225억원, 기타자금 1500억원의 마련을 위해 주주배정방식으로 보통주 492만7912주를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1주당 가격은 3만5000원으로 지분 86.9%를 소유한 그룹 지주회사이자 최대주주인 LS (120,000원 ▼2,200 -1.80%)로부터 사실상 1500억원을 수혈 받는 셈이다.


LS전선은 이번 유상증자 실시 이유로 재무구조 개선과 자본금 확충을 통한 수주능력 제고를 꼽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LS전선의 순차입금은 1조원을 넘겼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396.0%에 달했다. 만약 현 주주들이 증자에 모두 참여할 경우 LS전선의 부채비율은 276%로 줄어들게 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S전선은 유상증자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과도한 이자비용이 기업가치 저해 요인으로 꼽혀온 만큼 재무구조 개선 및 영업력 향상을 통해 향후 상장 추진 시 기업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LS전선은 2008년 물적분할과 2013년 인적분할 등 2번의 분할을 거치면서 자본금이 기존의 1/3 수준인 5300억원대로 하락했다. 경쟁사인 프랑스 넥상스와 이탈리아 프리스미안의 자본금이 최대 2조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부채비율 하락과 자기자본 확충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능력 향상이 기대된다"며 "모기업인 LS의 경우 LS전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조달 금리가 LS전선보다 저렴해 연결손익 측면에서 이자비용 축소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LS전선은 재무구조 정비를 통해 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해저케이블 사업 키우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2012년 카타르 석유공사와 5000억 규모의 해저전력케이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유럽권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해저케이블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2%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프로젝트의 경우 규모가 수천억대에 달해 수주를 위해 자본금 확충이 불가피하다"며 "이번 재무구조 재정비를 통해 고부가 부문 해저케이블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LS와 LS산전의 주가는 최대 2%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오전 11시6분 현재 LS는 전 거래일보다 1500원(2.09%) 하락한 7만200원, LS산전은 800원(1.30%) 떨어진 6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관희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가 두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 만큼 주가 하락은 단기적 조정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1회성 손실 요인이 사라지고 카타르향 해저케이블 산적 등 호재가 많아 긍정적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업계 관계자는 LS전선의 이번 유상증자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LS전선 관계자는 "원래 상장사였다가 분할을 통해 비상장이 된 만큼 IPO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다만 이번 유증이 IPO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은 너무 앞서나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