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사격 '깜짝 스타' 김청용, "사인 만들어야겠네"

21일 사격 2관왕에 오른 김청용(왼쪽)과 그의 우상 진종오(오른쪽). /사진=News1

아직 사인도 만들지 못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의 목적은 메달 획득보다는 경험 쌓기 위해서였다. 덜컥 금메달을 목에 거니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고교 명사수' 김청용(17, 흥덕고)의 이야기다.

김청용은 21일 오전 11시 30분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1.2점을 획득하며 강력한 우승후보인 진종오(한국)와 팡웨이(중국)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청용은 한국의 대회 첫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당초 김청용은 이번 대회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뚜렷한 국제무대 결과물도 없었다. 하지만 21일, 김청용은 옥련국제사격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김청용에 의한, 김청용을 위한 경기였다.

본인도 금메달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경기 직후 김청용은 금메달 수상 소감을 묻자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얼굴에는 쑥스러움이 잔뜩 묻어났다.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하며 17세 소년에 걸맞은 해맑은 미소만을 지었다. 그의 순진무구한 모습에 취재진들도 '아빠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힘들게 입을 연 김청용은 "정말 좋다. 이런 건 처음 해봐서..그냥 좋다"며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기자회견을 거듭할수록 자신감을 찾았고 김청용은 "진종오 선배께 열심히 배워 도전하겠다. 자신은 있다"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간 뒤 김청용은 몇몇 팬들로부터 사인 요청을 받았다. 그 중 다수는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처음 겪는 상황에 김청용은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이때 김청용의 한 지인은 "아직 사인도 없지? 빨리 사인부터 만들어라"며 기분 좋은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깜짝스타의 탄생이다. 주변은 물론 본인도 예상치 못하게 김청용은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황제' 진종오도 김청용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종오는 제자로만 생각하던 17세 소년이 자신의 최대 경쟁자로 급부상했지만 경계심보다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반가워하며 김청용을 대견해했다.

진종오는 "김청용 선수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한다.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축하해달라"며 대선배다운 모습으로 김청용을 치켜세웠다.

진종오(왼쪽)와 김청용(오른쪽). /사진=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