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팅·3.6.9' 술자리 게임 빙자해 게임 벌칙금 갈취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노예팅' 등 술자리 게임을 빙자해 남성들을 유혹하고 게임 벌칙금 등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혐의(공동공갈)로 김모(27)씨를 구속하고 총책 김모(37)씨와 강모(25·여)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4월25일 밤 11시쯤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신촌 8시 모임'이라는 채팅방을 개설해 오모(31)씨를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술집으로 유인하고 '노예팅', '3.6.9 게임' 등을 하며 노예팅 낙찰금액으로 40만원을 챙기는 등 게임 벌칙금 명목으로 총 110만원을 갈취한 혐의다.


이들이 범행 당일 진행한 '노예팅'은 여러 남성이 만남을 원하는 여성에게 경매 형식으로 돈을 걸고 이중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남성이 여성과 만나는 게임이다. 1부터 차례대로 숫자를 외치는 '3.6.9 게임'은 3과 6, 9가 들어가는 숫자에 박수를 치는 게임이다.

김씨 등은 오씨가 정신지체장애 2급이라는 사실을 알고 게임 당시 오씨에게 욕설을 하고 "과거에 사람을 때려본 적이 있다"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4~5년 전부터 일주일에 5~6회에 걸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노예팅 낙찰금으로 10만~80만원, 3.6.9게임 1회당 5만~10만원을 받는 등 하루 평균 30만~40만원의 게임 벌칙금을 받아 일주일에 300만~400만원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을 위해 신촌에 월세방을 얻어 합숙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예팅', 게임 유도 등 진행을 맡는 총책 김씨를 주축으로 인터넷에 번개 모임 게시글을 게재하고 손님을 술집으로 안내하는 등 보조, 즉석만남 구성원으로 행동하며 직접 노예팅에 참여해 낙찰가를 올리는 바람잡이 등으로 각자 역할을 나눠 활동했다.

강씨의 경우에는 피해남성들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등 이른바 '노예 여성'으로 활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들도 역시 당일 처음 본 사이인 것처럼 활동한 이들은 게임에 참여한 남성들의 성향을 파악해 가장 어리숙한 사람을 선정해 총책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며 "피해남성이 게임 비용을 인출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면 이를 따라가 감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사기 행각으로 피해를 본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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