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證 ELW 세금폭탄, 근본적 해결책은..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지난해 국세청이 주식워런트증권(ELW) 유동성공급자(LP)를 맡았던 외국계 증권사에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것과 관련, 평가손익을 인정해주지 않는 과세원칙이 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조세포럼(회장:김도형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에서는 '제3자 LP의 ELW 거래와 OTC(장외시장) 옵션거래'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ELW 거래와 관련, 발행을 하지 못하고 LP만 맡을 수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발행사에서 ELW를 사들여 투자자에게 판다. 이때 헤지(위험회피)를 위해 ELW와 상품 구조가 동일한 옵션을 OTC에서 매도한다. OTC옵션은 만기에 손익이 확정되지만 ELW는 투자자에게 팔면 손익이 결정되기 때문에 외국계 증권사들은 해마다 세무신고를 해왔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OTC옵션 만기 때 손익을 일괄 신고하면 되는데 시기별로 나눠 한 것은 세금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판단해 미납부가산세와 과소신고가산세 등 세금을 부과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ELW 발행과 LP를 동시에 맡을 수 있기 때문에 발행사와 LP간 헤지거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법무법인 율촌의 이경근 세무사는 "과세당국이 '실질과세원칙'을 들고 나온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원칙은 실질적인 과세소득을 산정해 조세를 부과하도록 한 규정이다. 이 세무사는 "외국의 경우 대부분 국가가 과세상 평가손익을 인정하기 때문에 회계와 과세상 문제가 다른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근본적 해결책은 평가손익을 인정하지 않는 과세원칙을 시정해야 하는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성 한영회계법인 공인회계사는 "실질과세원칙 적용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정당한 사업행위인지 여부, 세법에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부인 규정이 존재하는지 여부, 각 거래가 법률행위의 효력이 없는 가장 행위인지 여부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인 규정은 외국계 LP의 ELW, 헤지를 위한 장외 옵션거래와 관련해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 구체적인 법조항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LP호가제한, 기본예탁금 인상 등으로 ELW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세금추징 대상 외국계 LP들은 수익성 악화로 ELW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한 상황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조세심판원에 제출한 의견이 기각되자 현재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계證 ELW 세금폭탄, 근본적 해결책은..

"평가손익 인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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