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3억불 적도기니 건축공사 수주‥M&A 청신호

M&A(인수합병)를 추진 중인 쌍용건설이 법정관리 속에서도 연이어 해외수주에 성공하면서 매각 성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최근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신공항 터미널과 행정청사빌딩, 다용도 상업시설 등 3건의 건축 프로젝트를 단독 수주했다고 23일 밝혔다. 총 공사비는 약 3억달러.


승객터미널과 VIP 라운지, 공항 부대시설 등을 포함하는 신공항 터미널의 공사비는 약 2억달러이며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26개월이다. 이 공항이 완공되면 기존의 말라보 국제공항과 함께 적도기니의 관문이 될 것이란 게 쌍용건설 설명이다.

500석 규모의 컨벤션 홀을 포함하는 7층의 비정형 빌딩으로 지어질 행정청사의 공사비는 약 9000만달러이며 2층자리 다용도 상업시설은 1000만달러 규모다.

이번에 수주한 3건의 건축 프로젝트는 선수금으로 공사비의 30%를 받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앞서 쌍용건설은 지난 6월에도 8100만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세인트 레지스 랑카위 호텔·컨벤션 센터' 본공사를 단독으로 따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 정부와 인도네시아 라자왈리그룹이 공동 투자한 이 프로젝트의 기초토목 공사를 수주했지만 지난해 말 법정관리 신청으로 본공사 수주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쌍용건설은 법정관리 개시 이후에도 호텔·컨벤션센터 본공사에 대한 설계 컨설팅과 시공 전반에 걸친 기술지원(Pre-Construction) 서비스를 제공하고 발주처 최고 경영자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본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쌍용건설은 법정관리로 국내 금융권의 '공사이행 보증서'(P-Bond) 발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말레이시아 현지 금융회사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아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동안 쌍용건설이 해외건설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회생절차 개시 후에도 해외 모든 현장을 문제없이 수행하고 있는 점 등이 인정받은 것이다.

쌍용건설이 법정관리 속에서도 해외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M&A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매각주관사로 우리투자증권과 예일회계법인을 선정한 쌍용건설은 10월 중순쯤 매각입찰을 공고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재무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여타 부실 건설기업들과 달리 탄탄한 국내외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인수 메리트가 크다"고 평가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도 "법정관리 속에서도 말레이시아와 적도기니 등 해외에서만 약 48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며 "현재 해외에서 입찰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추가 수주도 기대돼 기업 정상화와 M&A도 탄력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