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경로당 냉난방비 전액 삭감…불효 막심한 정권"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수없시 외쳤지만 현실은 복지문제를 지방정부에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와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성산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원내대책회의를 갖고 정부의 노인복지가 후퇴하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선거 때 모든 어르신들에게 월 20만원씩 주겠다는 공약으로 표를 얻어놓고 제일 먼저 노인연금 지급공약을 파기하고 경로당 냉난방비까지 전액 삭감했다"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부자감세는 없다는 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 자신 있다면 맞짱토론 하자는 제안에도 아무런 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3억원 전액을 삭감한 것에 대해 새정치연합이 나서 노인복지 예산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불효막심한 정권이고 냉혹한 정책이다"며 "이 같은 정부의 행태를 새정치민주연합이 챙겨드리고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우윤근 정책위원회 의장도 "2015년 정부 복지예산 규모는 115조원으로 올해보다 9조원 정도 증가했으나 복지예산 증가분의 71%가 법에 따른 자연증가분이고 올해대비 제자리 걸음이거나 삭감됐다"며 "부양의무 기준 때문에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되지 못한 사람이 117만명으로 개초생활보조제 사각지대에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같은 현실을 기재부가 예산 반영을 하지 않은 채 국회로 넘기면서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재현 정책위수석부의장은 "경로당 냉난방비와 관련된 600여억원의 예산을 기재부가 반영하지 않으면서 2008년부터 예결산특위에서 반복해 반영해오고 있다"며 "노인복지법에서도 근거를 개정했음에도 계속해서 지방사업이라는 이유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기재부의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4정조위원장 겸 야당 보건복지위 간사도 "부자지역과 가난한 지역의 세출차이에 따라 선진국가의 복지예산은 100%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있다" 며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노후보장을 위한 기초연금분야, 저출산 해소를 위한 보육료 지원, 가난한 사람을 위한 기초생활보장예산 만큼은 중앙정부가 100%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정협의를 거쳐서 경로당 냉난방비 삭감에 동의한 여당에 책임을 묻겠다"며 "당정에서 어떤 입장이었는지 밝혀야 하며 매년 야당 주장에 편승해 자신이 증액시켰다는 부끄러운 자랑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동원 원내부대표는 "경찰청 자료와 지자체 독거노인 무의탁 노인은 지난해 1717명이 겨울철 동사했고 심지어 부패된 상태로 발견되기도 한다"며 "현재 7만여 자연부락 단위로 쌀과 냉난방비 지원하고 있는데 마을공동체 공동취사제도를 도입해 2015년까지 전면적으로 도입해달라"고 제안했다.

앞서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마포구 예산 3622억원 중 절반 49.8% 복지예산으로 나가다보니 다른 주민들이 요구하는 행정에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이 분야 정부의 국고지원은 10%밖에 되지 않는데 이것을 줄인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나"고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는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서울 마포구 성산종합사회복지관내 백합경로당을 방문해 노인들이 어려운 현실을 직접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