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메달 뒤 숨은 조력자…선수 후원 기업은 어디?

대회 4일째를 맞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쌓아둔 기량을 선보이는 가운데, 이들을 조용히 후원한 우리 기업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이 23일 부인 서영민씨(가운데)와 함께 인천 백석동 드림파크 승마장을 찾아 셋째아들 동선씨의 마장마술 개인전 결승을 응원했다. /사진=뉴스1

23일 재계와 체육계에 따르면 대회 초반 무더기 메달을 따낸 펜싱을 후원하는 회사는 SK텔레콤이다.

손길승 명예회장이 2009년부터 5년째 대한펜싱협회장을 맡아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손 회장은 대회 시작 전부터 전국을 돌며 선수단을 격려했고, 지난 20일 경기당일에는 경기 고양체육관을 찾아 직접 선수들을 응원했다. 협회의 지원 예산은 손 회장 취임 전 연간 3억~4억원대에서 20억원대로 급증했다고 한다.

그 결과 펜싱 국가대표는 전날인 22일까지 남녀 개인 6종목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우리 펜싱대표팀은 23일부터 진행되는 남녀 단체전을 비롯해 남은 경기에서 추가메달을 획득,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광저우 아시안게임, 금7·은2·동5)을 뛰어넘는다는 목표다.

아울러 SK그룹은 핸드볼 역시 후원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2008년부터 지난 2월까지 제23~24대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은 바 있다. 이후 대법원에서 횡령혐의 유죄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한정규 SKT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핸드볼협회장 취임직후 장기발전프로젝트를 도입했고, 지난해 초 구속되기 전 런던올림픽 당시, 선수촌을 찾아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격려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승마와 인연이 깊다. 한화그룹의 '승마사랑'은 창업주 고 김종희 회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종희 회장은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 외국에서 말을 구해와 국가대표팀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의 손자이자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동선씨는 승마 국가대표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3회 연속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한화그룹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갤러리아 승마단'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까지 대한승마협회 운영을 맡아 국내대회를 여는 등 각종 지원을 해왔다.

특히 지난 20일 단체 마장마술에서 금메달을 딸 때에는 김승연 회장이 직접 인천 백석동 드림파크 승마장을 찾아 '아들사랑'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23일 오후 열린 마장마술 개인전 결승에서도 경기장을 직접 찾아 동선씨를 응원했다. 이날 동선씨는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인 77.225%를 받았고, 21일 본선과 점수 합산 결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밖에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을, 조양호 한진회장은 대한탁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정몽준 전 의원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각각 대한축구협회의 명예회장과 현 회장으로 축구국가대표팀을 후원하고,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자열 LS 회장은 각각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와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역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