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역도 세계新' 北선수 돌아가면 어떤 대우? 질문에…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역도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북한 대표팀 김은국(오른쪽)과 엄윤철과 김은국이 23일 메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메달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 News1 홍우람 2014.09.23/뉴스1 © News1

"기자분들께 묻겠습니다. 달걀로 바위를 깬다는 생각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북한 '괴력 역사'라는 수식어와 함께 이번 대회 '신기록 파티'의 주역인 엄윤철(23)·김은국(26)이 전 세계 언론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세계 신기록 달성 비결을 이처럼 밝혔다.

엄윤철은 20일 역도 남자 56㎏급에 용상 세계신기록(170㎏)을 세웠고, 김은국은 21일 62㎏급에서 인상(154㎏)과 합계(332㎏)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은 20∼22일 사흘이란 단기간에 7개의 세계 신기록이 쏟아냈다. 이중 역도에서 6개가 배출됐고 4개가 북한 역사들로부터 나왔다. 신기록 달성을 주도한 북한 역사들의 '화제의 명장면'은 내외신 기자들이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날 신기록 달성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들의 입에서는 줄곧 '김정은'이 흘러나왔다. 모든 공은 '김씨 일가'로 수렴되는 현상이 또다시 반복된 셈이다.


23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소재 인천아시안게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세계신기록 달성 기념 기자회견에서 엄윤철은 "최고 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달걀을 사상으로 채우면 바위도 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줬다"며 "그 덕에 인공기를 펄럭이고 (북한)애국가를 울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김은국은 "10년 정도 역도를 했는 데 어릴 때부터 많은 훈련을 했다"며 "허리부상으로 고통을 받기도 했지만 김정은 최고 사령관님의 사랑과 배려 덕분에 부상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엄윤철은 '한국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기분이 어떤가'라는 외신 기자 질문에 "모든 게 사상이 결정한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역도 경기장에서 열띤 응원을 펼친 한국 응원단에게는 "성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폐막일 전까지 인천 주변 관광지를 둘러볼 계획은 있는가'라는 질문에 "개인 경기는 끝났지만 다른 선수 경기가 끝날 때까지는 긴장하면서 응원하고 박수쳐 주겠다"고 말했다.

김은국에게는 '대회 기간 한국 생활은 어떤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그는 "남측 생활에 특별한 점은 없다"며 "나는 선수다. 경기하러 왔다"며 무덤덤하게 받아 넘겼다.

또 임시 건물로 지어 선수들의 원성이 높은 달빛축제정원역도경기장 시설에 관해선 "경기장이 국제 수준에 맞게 지어진 것 같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이끈 질문은 '세계신기록을 세운 선수를이 북한에 돌아가면 어떤 대우을 받게 되나'였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체육강국 건설'을 목표로 스포츠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런 만큼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보상은 실로 파격적이다. 예컨대 평양에 지어진 현대식 체육인 아파트 입주권과 해외 고급 브랜드 승용차 등의 선물은 기본, 이에 더해 인민체육인 등의 명예칭호도 수여받게 된다.

김은국은 이 질문에 "우리는 그 무엇도 바라는 게 없다. 김정은 위원장과 인민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앞으로도 위원장님과 인민을 위해 열심히 훈련해 기록을 세울 것"이라며 형식적·의례적인 답변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