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보조금 '분리 표기'냐 '일괄 표기'냐 오늘 판가름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단말기 보조금, 제조사-이통사 각각 표기할까? 아니면 통합 표기할까?'

10월 1일부터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시행하는 단말기별 보조금 표시방법이다. 단순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크다. 제조사 장려금과 이통사 요금할인액이 따로 표기될 경우, 소비자들은 최신 기종이냐 구형 기종에 따라 단말기 가격 차이를, 요금제 수준에 따라 요금할인액을 각각 파악해 비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제조사들은 따로 표기될 경우, 전체 장려금 규모를 경쟁사들이 파악할 수 있어 영업 기밀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오는 10월 1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말기유통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마지막 숙제가 오늘 결정된다. 정부는 24일 오전 7시 서울청사에서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분리 공시제' 시행 여부를 최종 가릴 예정이다.

분리 공시제란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입할 때 단말기 제조사의 보조금과 이동통신사의 요금 할인액을 구분해 표기함으로써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지난 8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를 고시로 정해 시행키로 했다. 그러나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단계에서 부처간 이견으로 조정회의만 수차례 개최되는 등 난항이 거듭돼왔다. 일부 단말기 제조사들의 반발 때문이다.

이 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 소비자단체 등 이해 관계자들과 조찬 간담회를 겸한 형태로 진행된다. 각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다시한번 듣고 정부의 방침을 최종 결정하기 위한 수순이다.

한편, 규제개혁위원회를 앞두고 야당과 소비자단체들은 분리공시제 시행안 통과를 촉구했다.

야당의원들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갖고 "정부가 사업자들의 입김에 휘둘려 단말기유통구조 투명화의 핵심인 이통사와 제조사의 보조금 분리 공시제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분리공시제 시행을 촉구했다. 소비자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도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양대 주체인 이통사와 제조사가 보조금의 구조를 애매하게 만들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현행 영업형태를 개선하고 제조사 보조금의 투명한 공개를 통한 단말기 가격 인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