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터치' 박희태 전 의장 "합의했다…그만 잊어달라"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박희태 전 국회의장/ 사진=유동일 기자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76)이 본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골프경기진행요원(캐디) A씨(23)와 합의한 가운데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의장은 24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일주일 전 쯤 합의했다"며 "고소가 취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출석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건 경찰에서 할 일이지 나하고 상관없다"며 "고소도 취소됐으니 그만 잊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신고를 접수하는 고소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고소가 취소됐다'는 박 전 의장의 말은 정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어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6월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돼 성범죄자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해도 경찰 수사를 통해 처벌을 받도록 법이 개정됐기 때문에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고소가 접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합의사항이 경찰에 통보가 오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경찰 수사는 하던 대로 계속 진행해서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의장은 지난 11일 강원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도중 캐디 A씨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 16일 박 전 의장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출석 의사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박 전 의장은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번 툭 찔렀는데 그걸 어떻게 만졌다고 표현하느냐"며 "손녀 같고 딸 같아서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