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소방장비 예산 1000억원…11년 만에 첫 편성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노후된 장비 교체에 필요한 소방방재청 예산 1000억원이 방재청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편성됐다. 소방안전장갑 등이 부족했으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소방관이 사비까지 쓴다는 비판이 이어져왔었다.

소방방재청의 내년 국민안전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노후 소방장비 정비 예산 1000억원도 방재청 개청 이래 11년 만에 첫 편성됐다. 이를 전부 교체하는 데에는 향후 5년간 48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은 24일 오전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년 국민안전예산이 1조757억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예산인 8725억원보다 약 23.3% 증가한 것으로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노후 소방장비를 보강하기 위한 국비 1000억원이 첫 편성됐다. 방재청이 지난 2004년 생긴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노후 소방장비 예산은 개인안전장비 255억원. 노후소방차 456억원, 첨단구조장비 170억원, 대테러 및 특수소방장비 47억원, 다목적 소방헬기 72억원 등으로 편성됐다.

예산이 투입되면 소방헬멧, 특수방화복, 안전장갑 등 개인안전장비는 60% 이상 교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후소방차는 10% 교체에 불과했다. 추후에도 관련 예산의 추가 편성이 필요한 것.

방재청 관계자는 “5년 동안 국비 4800억원과 지방비 매칭 포함해서 총 9600억원을 투입해야 노후 소방장비를 전부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학물질 등 특수사고에 대비해 건립되는 정부합동방재센터에도 예산 223억원이 편성됐다. 첨단 특수차량 및 장비 보강에도 110억원이 편성돼 특수사고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생활주변의 재난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한 예산도 마련됐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예방을 위해 재해위험지역을 정비하는 등 재난예방사업 규모를 올해보다 715억원 늘려 내년 6987억원으로 편성했다.

실전과 현장 중심으로 재난대응종합훈련을 할 수 있게 올해보다 8억원의 예산을 늘려 1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재난안전교육훈련 및 전문인력 양성에도 231억원의 예산이 마련됐다.

재난현장에서 쓸 수 있는 안전기술개발 연구 투자에는 364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특히 소방안전과 119구조구급기술개발에 173억원이 편성됐다.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은 “세월호와 같은 참사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재난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효율적 예산편성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