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G20, 구조개혁 필요 공감..재정·통화정책으론 한계"(상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학계 인사들이 최근 국내 내수부진 해소를 위해선 구조조정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24일 소공동 한은 본관 15층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최근의 내수부진은 경기적 요인 외 구조적 요인에도 크게 기인하는 만큼 장기적 안목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이번 간담회에선 "고용부문의 경우 지표상으로는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주로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서 고용이 늘어나는 등 질적인 개선이 미흡하다"며 "근본적 개선을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울러 가계부채의 경우 "단기간 해결은 어렵지만 가계부채 증가가 국민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미시정책을 병행해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도 논의 됐다.

이는 이날 간담회 시작 전 이주열 총재가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논의 내용을 전하며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호주에서 열린 G20 회의 참석 후 전날 귀국한 이 총재는 "이번 G20 회의가 2018년까지 5년간 세계경제 GDP를 2%p 이상 더 높이기 위한 전략을 짜는 자리였다"며 "(성장률을 높이는데) 재정·통화정책으론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걸 주요20개국(G20)이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세계 주요국 경제가 이전보다 나아진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적절한 고용을 확보하는데는 미약한 수준"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책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성장전략 이행을 위해선 무엇보다 구조조정이 중요하다"며 "재정·통화정책으론 한계가 있고 노동시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구조혁신이 필요하다는 걸 대부분의 나라가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총재는 "구조개혁이란 게 국내적 지지나 정치권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정책운용을 한다고 하는데 결국 실천하는 게 문제고 (이런 점에서) 각국이 처해 있는 환경이 대부분 비슷한 듯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의 기대가 금리인하 쪽으로 쏠려 있는데 대한 의견을 묻자 이 총재는 "글쎄요. 한 번 봅시다"며 말을 아꼈다. 시장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한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급격히 확산됐다.

경제동향간담회는 학계 인사들과 경제 상황에 대한 논의를 나누는 조찬 모임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상근부회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양준모 연세대 교수, 유길상 한국고용정보원장, 윤택 서울대 교수,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