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실적부진 서울반도체 2대주주로 껑충 왜?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미국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가 발광다이오드(LED)시장의 경쟁 격화로 고전중인 서울반도체에 대한 지분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사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컴퍼니는 서울반도체 (9,480원 ▼80 -0.84%)의 지분 6.72%를 보유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6월 서울반도체 지분 5.11%를 장내매수 등을 통해 신규 취득한 후 이달 들어 1.61%를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모건스탠리는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 등 특수관계인 지분(34.21%)에 이은 2대주주로 뛰어올랐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는 운용 중인 뮤추얼펀드 등을 통해 서울반도체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투자 실적은 신통치 못하다. 서울반도체 주가는 모건스탠리가 매입에 나선 후 고점(7월2일) 4만1950원과 비교하면 현재(26일) 2만5800원으로 38% 넘게 급락했다.

실적 부진이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2분기 서울반도체의 매출액은 24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55.4%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5.2%에 그쳐 지난해 2분기 11.0%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마진이 크게 악화됐다.

태블릿PC 판매 부진과 조명사업의 수주지연이 겹치면서 외형적 성장이 주춤하고,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감소했다. LED 조명시장이 매년 30%를 웃도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이 분야에 기술 경쟁력을 가진 서울반도체는 '아크리치3'를 3분기부터 판매하고 있는 점은 실적 개선 기대감을 갖게 한다. 모건스탠리는 서울반도체의 '턴어라운드'를 염두에 두고 현재를 '바닥'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ED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업체들간 가격 인하에 나서는 치킨게임 양상이 진행됐고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 등 악재가 겹쳐 실적에 부담을 줬다"며 "다만 부정적 요인들이 주가에 상당부분 선반영됐고 하반기 이후부터 스마트 조명에 최적화된 아크리치3 판매에 나서며 다른 경쟁업체의 부진 속에 상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계 투자회사가 중견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대량 매입하는 건 드문 일"이라며 "LED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도 서울반도체의 경쟁력을 인정해 장기투자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