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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신화' 英 테스코의 추락...'교만'이 화 불렀다

[김신회의 터닝포인트]<46>성공하는 기업, 교만이 '자멸 씨앗' 키워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4.09.29 06:00|조회 : 6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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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영국 최대 소매유통기업 테스코가 분식회계 파문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테스코 성공신화의 주역인 테리 리히 전 CEO(최고경영자)가 사퇴한 지 3년 만에 맞은 최대 위기다.

전문가들은 리히 전 CEO의 주도로 지난 10여 년간 성공가도를 달려온 테스코에 닥친 위기는 결코 갑작스러운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인 존 개퍼는 특히 최신 칼럼에서 '교만'(hubris)이 테스코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리히 전 CEO가 1997년 취임해 2011년 물러나기까지 14년간 테스코는 그야말로 황금기를 보냈다. 영국 고급 슈퍼마켓체인 세인즈버리와 미국 월마트의 영국 자회사인 아스다를 물리쳤고 아시아, 동유럽, 미국 등지로 시장을 넓혔다. 그 사이 테스코의 매출은 5배 가까이 늘었다. 테스코는 2010년 연례보고서에서 "미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년간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반전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테스코가 지난 22일 올 상반기 순이익을 2억5000만파운드(약 4264억원) 부풀렸다고 밝히자 주가는 하루아침에 10% 넘게 추락했다. 이 때 날아간 시가총액이 분식회계 규모의 10배에 달한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47% 떨어졌다.


테스코 주가 추이(단위: 파운드)/그래프=블룸버그
테스코 주가 추이(단위: 파운드)/그래프=블룸버그
이에 앞서 테스코는 미국 자회사인 '프레시&이지'를 폐쇄했고 일본에서도 철수했다. 영국에서는 세인즈버리와 웨이트로즈 등 안방업체는 물론 알디와 리들 등 독일계 할인점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한국 자회사인 홈플러스에서 최근 불거진 고객정보 판매 의혹도 테스코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

개퍼는 테스코의 추락은 결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지속하다가 항공기가 속도를 잃고 추락하는 실속 상태에 이른 기업이 한둘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영저널인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미국 대기업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의 87%가 장기간의 성공 끝에 실속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잘 나가던 기업이 무너지는 것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기업들이 성공하는 동안 자멸의 씨앗을 키운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임원들의 자기만족이 커지고 과도한 자신감에 경쟁사를 무시하거나 자사의 전략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게 대표적이다. 핵심 부문과 안방시장에서 벗어나 잘 모르는 분야로 무턱대고 영역을 넓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개퍼는 테스코가 영국 식료품 시장의 32%를 장악한 뒤 부채에 의존한 해외 투자로 글로벌 확장에 매달리면서 스스로를 고위험군으로 밀어 넣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몸집을 키우는 게 스스로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기업은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의 희생양이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진정한 혁신 없이는 도태된다는 얘기다.

개퍼는 S&P500지수 편입기업의 평균 나이가 1958년 61세에서 2012년 18세로 낮아진 데서 '창조적 파괴'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테스코처럼 기업들이 교만에 빠져 화를 자초하는 것은 몇몇 임원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이 고수익을 내기 위해 이를 더 부추긴다는 것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펀드스미스의 설립자인 테리 스미스는 "투자자들은 기업이 연간 12-15%에 이르는 성장세를 무한정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며 "그럴 수도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테스코는 그러지 못했다. 분식회계로 실적을 부풀리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더욱이 리히 전 CEO는 테스코의 성공신화 교훈을 담은 저서 '10단어로 된 경영'(Management in 10 Words)에서 "교만은 흔한 결점이지만 나는 피하고 싶다"든지, "기업들은 보통 진실을 마주하는 데 서툴다"며 테스코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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