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혁신 기업의 부를 향유하는 꿈의 수단"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비싸냐구요? 아니오. 기업가치와 비교해 보면 아닙니다. 돈을 잘 벌고 있지 않습니까. '주가가 올랐으니 아모레퍼시픽을 팔자'가 아니라 '다른 기업들이 이익을 내기 시작했으니 아모레퍼시픽을 팔자'는 것이 올바른 투자자의 사고방식이죠."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등 최근 주가가 급등한 중국 관련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 조정 가능성에 대해 "박스권 증시 속에서 수익성이 좋은 기업만 오르는 종목별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단언했다.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수익성'과 수익성의 '질'=강 회장은 주식 투자를 잘하려면 기업의 가격을 잘 평가해야 하고 가격을 잘 평가하려면 수익성과 수익성의 질, 두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일단 국내 상장사의 이익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주의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대비 크게 개선되기 힘들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만 해도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기존 10조원대에서 4조∼5조원대로 뚝 떨어졌다.

이익이 늘지 않아도 이익의 질이 향상되면 주가는 오를 수 있다. 일시적으로 보였던 이익이 지속 가능해지거나 이익 확장 가능성이 커지거나 미래 이익이 예측 가능해질 때 이익의 질이 올라간다. 강 회장은 "여타 기업이 돈을 못 버는 상황에서는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구조가 확실해 이익의 질이 좋은 1등 소비재 기업에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장사들 전반적인 이익과 이익의 질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코스피지수는 2000~2100의 박스권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이익이 늘지 않으니 상단이 막혀 있고 연기금과 퇴직연금 등 대기 자금이 풍부해 하단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강 회장은 "주식의 대체 투자처인 부동산과 채권 모두 부진해 연금 자금이 저가 매수를 노리며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국내 가계부채가 통제 불가능해지지 않는 이상 코스피지수 2000선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 종목 선정 능력이 뛰어난 가치주 운용사들이 선전하게 된다. 증시가 박스권을 뚫고 강하게 상승할 때는 소위 '주도주'가 뜨면서 전략적으로 투자 배분 능력이 뛰어난 주식형 펀드가 이익을 내지만 박스권에서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회장은 △중국 관련 소비주 △게임 등 모바일 시대의 콘텐츠 관련주 △신에너지 관련주 △고령화 시대 수혜주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식은 혁신기업의 부를 나눠 갖는 꿈의 수단=시황이 어렵다고 해서 주식 투자를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강 회장은 "우리가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븐 잡스처럼 아이폰을 개발할 수 있는 천재는 아니지만 애플 주식을 사면 애플이 혁신을 통해 창출한 부를 향유할 수 있다"며 "주식은 기업의 혁신에 일반인들도 쉽게 탑승할 수 있게 해주는 꿈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폰 같은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면 주식을 부의 증식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다만 빌린 돈이 아닌 자신의 돈으로, 적정한 규모에서 관점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강 회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설명회도 열심히 참석하고 종목 뉴스도 열심히 찾아 읽고 심지어 루머도 빠르게 수집하는 등 주식에 관심은 참 많은데 '관점'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관점 즉, 투자철학 없이 관심만 가지고 투자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강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사회 변화에 맞춰 수익을 내고 있는 1등 기업에 투자한다'는 투자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좋은 식당은 대표 메뉴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자산운용사 승인을 받은 2008년부터 6년간 단 4개의 펀드만을 출시했다. 강 회장은 "성공한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관점을 담고 있는 펀드를 여러 개 분산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