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울어도 슈피겐 웃는다

슈피겐코리아 제품/사진제공=슈피겐코리아 증권신고서

최근 삼성전자와 함께 모바일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동반 추락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문업체인 슈피겐코리아가 상장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기업의 주문 물량에 영향을 받지 않는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기업이어서 삼성전자발 어닝 쇼크와 무관하게 실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슈피겐코리아는 지난 23일 증권신고서를 내고 오는 27~28일 공모청약을 앞두고 있다. 전문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미국 내 유통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416억2500만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슈피겐은 아마존 오픈마켓에서 스마트폰 케이스를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코스트코, 스테이플스 등 대형 오프라인 매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이 87%에 달해 국내보다는 해외에 집중된 사업 구조다.

경쟁업체인 애니모드와 비교해보면 슈피겐의 해외 B2C 전략이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애니모드는 지난해 삼성전자향 매출액이 전체 90%에 달하는 전형적인 B2B(기업간 거래) 업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휴대폰 액세서리 사업에 직접 뛰어들자 애니모드는 34억원의 영업적자, 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삼성전자의 실적이 꺾인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463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벌어들인 슈피겐은 최근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출시로 인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업이익률 지표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제품 디자인에 집중하면서 생산은 주로 외부에 맡기는 구조여서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주요 부품회사 26곳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82%에 그쳤는데 슈피겐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30.11%였다.

다만 실적 지속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남아있다. 현재는 벨킨, 오터박스에 이은 글로벌 3위 업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새로운 디자인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지 못하면 업계 판도는 뒤집힐 수 있다. 제품 경쟁력과 더불어 유통망 경쟁에서도 밀려서는 안된다는 압박감도 있다.

올해 신규입점 점포수 300개를 목표로 하는 슈피겐은 공모 자금을 활용해 내년에 2200개, 2016년에 1500개 등 오프라인 매장을 4000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공모 희망가액은 주당 2만2500~2만7500원이고, 오는 20~21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최종 공모가가 결정된다. 일반공모 청약은 27~28일로 예정됐다. 185만주를 신주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