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붕괴…"악재 겹쳤지만 조만간 반등"

코스피 지수가 약 3개월 만에 다시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41%(28.55p) 하락한 1991.54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2061억원 어치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현대차 등 대형주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또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문제 등이 겹치며 코스피가 2000선을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수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기 보다는 본격적인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지나며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기업 실적 등 대내외 악재 겹쳐=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중국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국내 대표기업의 실적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그간 우리 기업의 수출이 3분기에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유럽·중국 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기대감이 줄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증시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중국 리스크가 커지고 달러 강세로 인해 수급이 나빠지면서 우리 증시가 힘을 잃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외국인이 이머징 국가의 주식을 들고만 있어도 손실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10월 중순까지 우리 증시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는 상단과 하단의 폭이 11% 내외인데 지난달에만 원/달러 환율은 5%가 움직였다"며 "다른 이머징마켓 화폐는 10%씩 절하돼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 노출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정 막바지 단계…조만간 반등 할 것"=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 부진에서 비롯된 실적 우려는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라며 "이번 코스피 급락은 추세적 현상이라기보다는 투심 악화에 의한 단기 현상으로 보이고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10월 말로 갈수록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스피 2000선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기 때문에 이 아래서는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도 "2000선 아래에서는 저가 메리트가 충분하고 연말로 갈수록 점차 주요 기업의 내년 실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기업의 숨통이 트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속도도 조만간 완만한 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민구 NH농협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데 부담을 느끼고 차익실현을 해왔는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환율이 단기간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최근처럼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는 10월 3분기 어닝시즌 초반 주가가 잠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고 실적발표 이후 상승 기대감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에 거의 다 반영된 것 같다"며 "지금 지수에서 파는 것은 실익이 없고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3분기 보다 나아질 것이기 때문에 반등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