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단기 바닥 찍었다"..대표 CIO 증시전망은

(왼쪽부터)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전무.

"이번 하락장은 '급락장'이 아닙니다. 오르는 주식은 오르는 '종목장'이 여전히 살아있어 조정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최광욱 전무는 2일 코스피 급락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익의 방향성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보이는 주식들은 오르고 그렇지 않은 주식들은 하락하고 있다"며 "힘없이 추락하는 급락장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6일 연속 하락했다. 최근 10거래일 중 코스피가 오른 날을 이틀에 불과했다. 투자심리도로 보면 20% 즉 '바닥'을 의미하지만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5.38포인트(0.77%) 하락한 1976.16에 마감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대표 CIO들은 향후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단기 바닥 찍어…V자 반등은 쉽지 않을 듯=코스피 지수는 10거래일만에 2050에서 약 75포인트 가량 밀렸다. 단기 급락 과정에서 정유주와 같은 일부 업종에서는 투매가 나타나기도 했다. CIO들은 최근 가파른 하락이 10일 정도 계속된 만큼 단기 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최광욱 전무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암울한 실적 전망으로 신저가까지 밀리고 다른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상당한 가격 조정을 겪었다"며 "2000선 위도 주가가 그렇게 비싼 국면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늘이 단기 저점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최근 이탈하고 있는 외국인은 올해 초 원화강세 국면에서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반작용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1060원 전후 환율이면 원화 약세도 일단 진정됐다는 평가다.

최 전무는 "원화강세 구간에서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이런 부분이 일부 해소된 점은 향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4분기 수출기업의 실적 측면에서는 우호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급락세도 진정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연기금, 보험 등 2000선 위에서 매수 타이밍을 잡지 못하던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다음 주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다음 주에 외국인 매도가 계속된다 해도 로컬 자금의 순매수가 지수의 쿠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CIO)도 "자금 집행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금이 있기 때문에 하방은 어느 정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부터 추가적으로 하락한다고 해도 1~2% 내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4분기 한국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많이 하향조정되는 것을 감안해도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는 1950으로, 이 부근에서 바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견해다.

◇어떤 종목 살까…"실적이 답"=최근 하락장은 성장주 펀드매니저들에게 힘겨운 장이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연달아 급락한 뒤 정유·조선·화학 등 경기민감주도 줄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아모레G (29,750원 ▼700 -2.30%), 호텔신라 (57,600원 ▲400 +0.70%), SK C&C (155,500원 ▼1,300 -0.83%) 등 올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종목들은 주가가 거의 빠지지 않았다. 상반기 내내 수익률이 좋은 종목을 들고 있었던 펀드매니저들은 이번 급락장에도 시장수익률을 상회한 것이다. 다만 이들 종목은 너무 많이 올랐고, 경기민감주들은 너무 많이 하락해 어떤 종목들 들고 가야할지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마이다스에셋 CIO인 허필석 대표는 "최근 하락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라며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종목별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여 종목 선정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낙폭과대주의 반등이 예상되나 올해 주식시장의 대세 흐름은 꺾이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왔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CIO)은 "일주일만에 10%를 싸게 살 수 있는 종목들이 생겼는데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며 "기회를 엿보는 자금은 이런 주식들을 매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고배당주와 지주사 주식이 강세를 보인 올해 증시의 대세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고배당주와 지주사 주식의 경우 최근 상승세에도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공감대가 있어서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결국 돈 잘 버는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주가는 기업의 이익이 만들기 때문에 이익이 개선되는 기업 중에서 낙폭과대주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