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92.40 690.18 1128.50
보합 4.34 보합 8.8 ▼0.7
+0.21% +1.29% -0.06%
양악수술배너 (11/12)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기재부와 한은의 미묘한 관계를 아셨을까?

[박재범의 브리핑룸]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워싱턴(미국)=박재범 기자 |입력 : 2014.10.13 06:00
폰트크기
기사공유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를 취재한 기자들이 몸을 실은 워싱턴 D.C.행 버스 안. 노트북을 꺼내 놓고 기사를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하루 일과를 정리할 시간이지만 반대편 한국은 아침맞이 기사를 기다린다. 시차 적응에다 버스 적응까지….

일부 기자들은 멀미를 참아가며 자판을 두드린다. 성황리에 마친 IR를 알린다는 생각에 6시간의 버스 안 고통도 참아낸다. 외국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그 때까지는 복병의 등장을 알지 못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IR 기사 대신 엇박자 기사가 주요 기사로 뜨는 것을 보면서 워싱턴 D.C.의 공기가 뉴욕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수의 제공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였다.

최 부총리가 뉴욕에서 IR를 하는 시간, 이 총재는 워싱턴 D.C.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소화했다. 이 총재는 자본 유출 가능성, 가계부채 인식, 성장 전망 등 지점마다 ‘다른’ 얘기를 했다. ‘다름’은 경제부총리와 중앙은행간 총재간 ‘엇박자’의 단초가 됐다.

‘싸움 붙이기 좋아하는 언론의 특성상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개인적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워싱턴 특파원들이 전하는 현장 분위기는 더 강했단다. “작심한 듯 쏟아내는 듯 했다”고도 했다.

그리고 다음날 현지 취재를 온 기자들과 가진 조찬간담회 자리. 이 총재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다름’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시각차나 인식차에 대한 의례적 손사래도 없었다. 오히려 차이가 느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금리 인하 효과도 보지만 부작용도 같이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식이다. “방점 찍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기재부는 기재부, BOK(한국은행)는 BOK니까. 어찌보면 그 정도 견해 차는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도 했다.

물론 일부에선 최 부총리와 이 총재의 화법 차이에 주목한다. 정치인과 한은맨의 태생적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다른 편에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라는 조직의 차이를 이유로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름’을 강조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총재 스스로도 이를 감추지 않는다. 국감 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말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한 설명이 그렇다.

“부총리도 이번에 상황을 보고 좀 아셨을거야. 기재부와 중앙은행 관계는 참 미묘한 게 있구나 하고. 그 전에는 알기 힘드셨겠지만 이런 것을 통해서 이렇게 퍼져나가는 것을. 어떤 의도를 갖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겠지만 큰 뜻 없이 말씀하셨는데 파장이 이렇게 가니까. 옛날부터 정부와 중앙은행 관계에는 미묘한 게 있다는 것을 아셨을 것이다”.

지난달 호주 케언즈 ‘와인 회동’때 최 부총리의 “척하면 척”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들리기 충분하다. ‘2차 와인 회동’가능성에 대한 답에서도 같은 분위기가 읽힌다.

- 이번에 또 와인하자고 하면.
▶글쎄…하자고 하실지 모르겠네 .
- 총재님이 하자고 하면 되죠
▶아 제가 해야 되는 건가.
- 먼저 하실 의향 있나
▶지금은 아니다.
- 별로 안 만나고 싶나.
▶별로 안 만나고 싶다는 것 보단 때가 중요하니까…. 지금 만나면 또 뭐라고 쓰겠나. 국감 때 보니까 총재가 와인과 함께 독립성도 마셔버렸다고 하던데. 이번에 또 와인 마시면 독립성을 내다버렸다고 하실텐데.(웃음)

경제부총리와 중앙은행 총재간 만남이 독립성까지 이어져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이 총재는 적잖은 걱정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늘 만나야 하는 거다. 만나는 게 왜 뉴스야. 우린 서로 안 만나고 각을 세우니까 기사꺼리가 되는거 아닌가. 앞으로 자주 만나고 얘기도 많이 해서 기사꺼리 안되도록 하겠다"는 최 부총리의 생각과 참 다르다.

이 총재는 최 부총리와 같은 것보다는 다른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생각과 판단은 자유지만 표출을 꼭 워싱턴 D.C.에서 했어야 했을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말조심해야 한다’는 이 총재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박재범
박재범 swallow@mt.co.kr

정치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