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큐브, 공들이던 회사 인수 못해도 '웃는' 이유

국내 유일 합성운모펄 제조업체 씨큐브 (4,450원 ▼25 -0.56%)가 수년 간 공들여 추진하던 인수전에서 손을 땠다. 딜은 무산됐지만 오히려 재무적인 부담을 덜게 돼 전화위복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업체 씨큐브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에스에스씨피(SSCP)의 알루미늄 페이스트(Aluminium paste) 사업부 인수 작업을 최종 철회키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씨큐브 관계자는 "에스에스씨피의 알루미늄 패이스트 사업부 인수를 2년여 간 추진해 왔으나 협상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최종 무산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수를 추진했던 알루미늄 페이스트는 펄 산업의 한 분야에 속하지만 씨큐브가 해오던 분야는 아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연매출 규모 1000억원에 달하는 대형시장이라는 점에서 씨큐브가 수년 간 눈독을 들여왔다. 에스에스씨피의 알루미늄 페이스트 부문은 연간 10억원 가량 매출고를 올리던 곳으로 알려졌다.

딜은 무산됐지만 오히려 인수했을 경우 발생하는 재무상 부담을 떨쳐 버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시장은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씨큐브가 알루미늄 페이스트 부문을 사들일 경우 최소 3년 정도의 적자는 각오해야 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루미늄 페이스트 사업을 시작하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되겠지만 최소 3년 동안 연간 5~10억원 가량의 적자는 감소했어야 했던 상황"이라며 "인수가 무산됐어도 회사에 해가 되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펄은 자동차를 비롯해 화장품, 건설자재 등에 전방위적으로 사용된다는 점 등 수익창출의 메리트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최근 화장품 시장의 고성장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씨큐브의 화장품용 매출은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고유 염색 기술을 이용해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인 에코나(ECONA)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씨큐브는 기존 통용되던 기술이 아닌 새로운 기술로 열대 천연식물에서 원료를 추출해 대체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판매 중인 에코나는 특허도 출원된 상태다.

씨큐브는 올 상반기 말 현재 매출액 152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달성했다. IBK투자증권은 씨큐브의 올해 전체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6.8% 증가한 300억원, 영업이익이 31.8% 늘어난 45억원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씨큐브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는 글로벌 화장품기업들이 지분인수를 잇따라 타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씨큐브는 기술 보호를 위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