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올라가는 주식들만 올라갈까?

유욱재 IBK투자증권 SME분석팀장

산업 수명주기라는 이론이 있다. 이는 산업 발전 과정을 인간의 일생주기에 비견하여 설명한 것으로 산업을 유년기(도입기), 청년기(성장기), 장년기(성숙기), 노년기(쇠퇴기)로 나타낼 수 있다.

도입기의 특징은 기술개발 등으로 신규 진입한 경우가 많으며 생산원가가 높고 마케팅 비용 부담이 크다. 기업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이 있으나 경쟁이 미미하기 때문에 매출이 빠르게 늘 수 있어 성장성이 크다.

성장기의 특징은 양산체제로 가는 단계이며 생산원가가 낮아지기 시작하고 마케팅비용도 단위당 비용차원에서 줄어들기 시작한다. 경쟁제품이 나타났지만 이윤차원에서 높아진 이윤율이 부각된다.

이어 성숙기는 대량판매를 통해 브랜드충성도가 높아진 상태이다. 기업은 효율성에 주력하게 되는 시기이며 이런 단계를 지나 쇠퇴기로 접어들게 된다.

한동안 주식시장에서 보면 올라가는 기업군은 계속 올라가고 내려가는 기업군은 계속 내려가는 양상이 일부 있었다. 최근 하락으로 일부 올라가던 주식들이 상승폭을 축소하긴 했지만 특정 주식들만 상승세를 나타냈던 것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였다.

최근 주요상장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가 지난해 내지 2012년 대비 정체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주요 기업들의 이익성장이 최근 3년 정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시장을 산업수명주기로 보기는 어렵지만, 굳이 산업수명주기에 대입한다면 어느 정도는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저금리 상황에서 거래로 인한 위험을 부담하는 주식투자의 속성상 주가 변동성은 성숙산업 보다는 도입기나 성장기에 있는 산업군들이 클 수밖에 없고, 전체산업의 성장세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도입기 및 성장기에 있는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산업주기를 분석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개별 기업이 저평가 됐는지, 고평가 됐는지의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동 산업군이 파릇파릇한지 노쇠한지를 살펴보는 일은 저성장시대로 갈수록 더 중요한 투자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