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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이재용의 '카르페 디엠'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4.10.2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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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시절 대선사인 조주에게 제자가 물었습니다. "보리 달마대사가 멀리 서쪽(페르시아)에서 온 까닭이 무엇입니까." 제자는 그 이유를 알면 자신도 달마나 스승 조주처럼 깨달음을 얻어 큰 스님이 될 수 있었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조주는 주저함이 없이 선문답을 합니다. "뜰 앞의 잣나무." 무슨 뜻일까요. 조주가 제자에게 던진 메시지는 옛날 사람인 달마에게 가 있는 제자의 마음을 지금 뜰 앞에 서 있는 잣나무로 돌리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매몰돼 있는 마음을 버리고 '지금 여기'를 직시하라는 것이지요. 달마의 가르침이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에 집착하는 순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라는 것입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투병이 길어지고 핵심 주력사인 삼성전자의 실적까지 부진을 거듭하면서 후계자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와 리더십에 나라 안팎으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발표된 두 번의 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는 모두 좋지 않은 성적을 내고 말았습니다. 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이다 보니 이 부회장의 고민과 부담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제자가 있어야 스승이 있고, 두 번째나 세 번째 왕이 있어야 태조가 있듯이 이재용 부회장이 좋은 성과를 내야 이병철 선대 회장이나 이건희 회장의 업적도 빛날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입니다.

비즈니스는 정의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재능이 있고 노력해도 비즈니스가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자는 전지전능할 수도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제대로 된 경영자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슈퍼경영자'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하루가 멀다하고 이런저런 주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의 후계자로서 자신의 꿈을 세상에 제시해야 한다"고도 하고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했듯이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의 대변화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합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에 대한 지나친 쏠림현상을 개선하고 '하드웨어의 삼성'에서 '소프트웨어의 삼성'으로 변화함으로써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존재감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나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자가 스승 조주에게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이 무엇인지 물었듯이 이 부회장도 선대 회장이나 병상의 이건희 회장에게 정말 묻고 싶을 것입니다.

답은 '뜰 앞의 잣나무'입니다. 라틴어를 빌려 말하자면 '카르페 디엠'(carpe diem, seize the day)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것이지요. 과거 성공신화에 매몰될 필요도 없고, 미래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혀서도 안 된다는 것이지요. 너무 잘 하려고도 하지 말고 평소처럼 평상심을 갖고 그냥 하라는 것입니다.

선대 회장이나 이건희 회장 같은 카리스마는 없지만 외신도 지적했듯이 이 부회장은 겸손함이나 온화함 그리고 절제력 같은 자신만의 강점이 있습니다. 이미 이런 성향들이 애플과의 특허전쟁에서 화해하거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백혈병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선대 회장이나 이건희 회장이라면 이 부회장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요. "나의 길은 나의 길일 뿐이다. 그러니 너도 너의 길을 만들고, 너의 길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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