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박스권 하단 근접…주식 사도 되나

코스피 지수가 장 중 주가 기준으로 8개월 만에 1900선을 뚫고 내려가면서 '증시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증시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저점 부근에 근접했다는 논리로 낙폭 과대주 가운데 반등가능성이 높은 주식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3분기 실적 및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의 변수가 남아있어 이달 말까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맞서는 중이다.

지난 17일 코스피 지수는 외인 매도 탓에 전일 대비 18.17포인트(0.95%) 내린 1900.66에 장 마감했다. 장 중 1896선까지 내려갔는데 지수가 장 중 1900을 하회한 것은 지난 2월6일 이후 8개월 여 만에 처음이다.

지수가 연저점(1886.85, 종가기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에서는 저가매수를 염두에 둔 적극적인 비중 확대론이 제시되고 있다. 주식 비중확대를 지지하는 가장 유력한 근거는 현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근접했다는 논리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 1880 부근은 PBR 기준 1배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가격 반등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는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염두에 둘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등세가 나온다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및 유럽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있는 10월 말, 11월 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중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가 최근 하락한 것은 미국 조기금리 인상 우려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때문" 이라며 "2010년 이후 코스피 지수가 PBR 1배를 일시적으로 하회해도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반등시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업종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최근 국내 증시를 상승세로 이끌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당분간 신중한 입장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적어도 10월 말까지는 국내 증시가 상승할 모멘텀이 적다"며 "PBR이 1배 부근에 근접했다는 것 이외에는 주식비중 확대를 추천할 만한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팀장은 "가격만 놓고 본다면 현재는 주식을 늘릴만한 구간"이라면서도 "다만 지금은 기간조정에 들어가 약세장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3분기 국내 기업 실적 불확실성이 점차 걷히고, 미국 FOMC 회의가 예정된 10월 말까지는 매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하단부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각 증권사는 낙폭과대주, 성장세가 견고한 화장품, 제약주 등을 추천했다.

이경수 팀장은 "최근 환율 흐름을 보면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 대비 많이 올라와 1060원대에 거래되는 중"이라며 "환율 효과를 감안한 분기별 순이익 고려시 자동차와 반도체 부문을 주목할 필요가 있고 이들은 최근 낙폭도 커서 지수 반등시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류용석 팀장도 "이 구간에서 굳이 보유해 둘만한 주식을 찾는다면 낙폭과대주"라며 "현대차 (242,000원 ▲500 +0.21%)나 대우건설 (3,605원 ▼65 -1.77%) 등은 밸류에이션 대비 최근 낙폭이 과대해 단기적 관점에서 보자면 가장 먼저 오를 만한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서동필 팀장은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강세를 보인 주식을 보유하는게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제약, 바이오, 화장품 주들은 약세장에서 오히려 오르거나 낙폭이 제한적이었는데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자체적 성장스토리가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