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매수전환…'돌아올까'

외국인이 돌아올까.

20일 코스피시장에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25분 현재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440억원대로 그리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이달 들어 처음, 12거래일 만에 '사자'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며 장중 이달 처음으로 1050원대로 내려앉은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시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80원 하락한 1058.00원이다. 거센 달러 강세가 주춤하며 외국인 이탈이 진정되는 흐름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외국인은 그동안 코스피시장에서 급격하게 빠져나가며 지수 하락을 이끈 주범으로 꼽힌다.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순매도했고, 그 규모는 총 2조4269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은 상반된 매매패턴을 나타냈다. 기관은 이달 들어 매일 '사자'에 나서며 총 1조651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이 기간 동안 단 이틀을 빼고 모두 순매수했고 총 순매수 규모는 5942억원이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는 동안 외국인은 빠져나갔고 그 빈자리를 기관과 개인이 채운 셈이다.

이날 외국인이 모처럼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매매하는 종목에도 변화가 나나타기 시작했다. 그동안 코스피 대형주,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주로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이날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많이 팔았다. 이달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NAVER (183,000원 ▲2,900 +1.61%), SK텔레콤 (51,100원 ▲200 +0.39%), 현대차 (250,500원 ▲1,000 +0.40%), SK하이닉스 (179,600원 ▲8,600 +5.03%), 아모레퍼시픽 (143,800원 ▲1,600 +1.13%), POSCO (398,000원 ▲6,500 +1.66%), 한국전력 (21,000원 ▼450 -2.10%) 등이다.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 SK텔레콤과 아모레퍼시픽, 한국전력 등이 눈에 띈다. 한국전력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한 현대차도 꾸준히 팔았다.

반면 같은 기간 그동안 많이 빠진 삼성전자 (78,100원 ▲2,600 +3.44%), LG전자 (92,600원 ▼200 -0.22%), OCI (93,500원 ▲200 +0.21%)는 사들였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LG전자, CJ제일제당 (336,000원 ▼5,500 -1.61%), OCI, 롯데케미칼 (100,900원 ▲2,200 +2.23%), 현대차우 (154,500원 ▲1,500 +0.98%), 하나금융지주 (58,000원 ▲400 +0.69%)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은 상황이 다르다. 그동안 외국인이 꾸준히 팔았던 코스피 대형주를 416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중형주와 소형주는 팔고 있는 반면 코스피 대형주만 사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업종별로 전기전자를 511억원, 제조업를 397억원 사들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는 대영포장 (1,296원 ▲14 +1.09%), 메리츠종금증권 (6,100원 ▼200 -3.17%), 삼성SDI (420,000원 ▲13,000 +3.19%), SK증권 (599원 ▲3 +0.50%), 두산인프라코어 (7,900원 ▲80 +1.02%), 현대차, 삼성중공업 (9,690원 ▲60 +0.62%)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NAVER, 한국전력 등 시총 상위 종목도 사들이고 있다.

반면 키스톤글로벌, 슈넬생명과학, 팬오션, 중국원양자원, 파미셀, 유양디앤유, SH에너지화학 등 비교적 주목도가 덜한 종목 위주로 외국인은 순매도하고 있다. 다만 시총 상위 종목 중 SK텔레콤, SK하이닉스는 여전히 팔고 있다.

코스피를 지탱하는 대형주에 대한 순매수는 낙폭과대에 따른 반작용일 수도 있지만 일정 부분 우리 증시를 보는 외국인의 시각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앞으로 추세로 이어질 수 있느냐 여부다.

이에 대해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도 코스피지수 1900선을 바닥으로 보며 이제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다만 3주 연속 팔고 있는 외국인이 하루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해서 이를 추세로 단정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기 흐름과 정부 정책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이어질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