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산업 경영권 분쟁 '새국면'

소액주주와 현 경영진이 경영권 분쟁중인 신일산업 (1,868원 ▼12 -0.64%) 사태가 새국면을 맞이했다. 법원이 소액주주가 제기한 임시주주총회소집 신청을 허가하면서 이르면 오는 11월 말~12월 초 경영진과 감사 선임을 위한 주총이 열릴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윤대중씨 외 2명이 제기한 임시주주총회소집 신청을 허가했다.

당초 소액주주 측 황귀남 노무사가 법원에 냈던 신청안이 지난 9월에는 기각됐지만 이번에는 한 달 만에 정반대의 결정문이 나온 것. 논란의 재점화 되면서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8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9월에는 법원이 황 노무사가 타인의 자금으로 지분을 취득한 점을 들어 실질주주가 아닌 명의상 주주로 보고 그가 제기한 임시주총소집 허가신청을 기각했다. 이번에는 황 노무사와 공동보유자(같은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한자) 자격의 윤대중씨 등이 신청인으로 나섰다는 차이가 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회사 측은 "소송대리인을 통해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한 복불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노무사는 "회사가 불복절차를 밟더라도 법원으로부터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주주들의 힘으로도 신문 등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주총소집이 가능하다"며 "빠르면 11월 말~12월 초에 임시주총이 열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주총이 열릴 경우 다뤄질 안건은 △본점이전과 관련된 정관 변경의 건 △이사 해임 및 선임의 건 △감사 해임 및 선임의 건 등이다. 사실상 경영진 교체 내용이다.

황 노무사는 "2009년만 하더라도 약 3600만 주에 불과했던 주식 수가 신주인수권부사채권(BW) 발행을 통해 현재는 약 5300만주까지 늘어났다"며 "기업가치는 크게 높아지지 않았는데 주식 수가 급증하면서 그 가치만 희석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장의 연봉은 6억원에 이르면서도 지난 10년간 주주들을 위한 배당이 전혀 없었다"며 "해외 투자의 손실 등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지 못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일산업이 100% 자회사로 두고 있는 중국 법인은 6억8000만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황 노무사는 지난 2월 경영 참가목적으로 신일산업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경영권 분쟁 전면에 나섰다.

한편 신일산업은 1959년 설립돼 1975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가전업체다. 선풍기 등을 주력으로 하며, 제습기, 전기온풍기, 가습기 등도 함께 생산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김영 회장이 8.40%(427만8832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총 9.90%(504만1720주)를 들고 있다.

황 노무사는 9.49%(483만4397주)를, 황 노무사와 특별관계에 있는 윤대중씨는 3.74%(190만3410주)를, 조병돈씨는 3.45%(175만8708주)를 각각 보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