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가슴이 터질듯한 '야구티켓 민원'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지난 19일 오후 경남 창원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13대4 승리를 거둔 LG 선수들이 경기종료 후 자축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가을야구가 시작되면서 4강 진출 구단 모기업 또는 메인스폰서 업체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야구표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팀은 LG트윈스, NC다이노스, 넥센히어로즈, 삼성라이온즈 등 4개 구단이다. 야구단 모기업인 삼성·LG의 각종 계열사 및 NC소프트, 히어로즈 메인스폰서인 넥센 직원들은 하루에도 수차례 "야구표를 구해 달라"는 민원성 요청을 받고 있다.

모든 기업들은 정규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기업에 사전 할당물량이나, 초청권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정규시즌의 경우 계열사별로 법인 연간권을 어느 정도 갖고 있어서 문화접대 등에 이용하는데 포스트시즌은 일반 관람객과 똑같이 인터넷예매를 통해 돈 주고 사야한다"며 "회사에서도 극소수 확보한 물량을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추첨해 나눠주는데 많이 줄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가을야구 단골손님은 삼성도 마찬가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구단에서 따로 모기업에 주는 할당 티켓이 없어 임직원도 경기 보러 가기 힘들다"며 "빅매치가 아닌 평상시 경기 티켓 역시 웹사이트에서 예매하는 등 비용을 지불하고 표를 확보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군에 처음 등록해 올해 가을야구 '첫 초청'을 받은 NC 직원들은 쏟아지는 야구표 민원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NC소프트의 한 직원은 "축구나 배구는 초청권도 많은 것 같은데 야구는 도무지 우리 회사팀 표도 구하기가 힘들어 민원이라도 들어오면 참 난감하다"며 "정규시즌 중 부서 단체관람을 갈 때도 인터넷 예매를 통해 표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NC다이노스 관계자 역시 "프로야구 티켓은 모두 KBO 관할이기 때문에 모기업이라고 해서 따로 표를 빼놓거나 공짜로 할당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프로야구단 모기업이 아닌, 메인스폰서인 넥센 직원들은 표를 구하기 더욱 어렵다. 넥센 관계자는 "대리점에서는 마케팅 차원에서 자비를 들여 고객들 위한 표를 구하는 방식을 택한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에도 단체 관람을 갈 예정인데 티켓을 따로 구입해서 간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단 모 기업 관계자는 "야구표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서울 경기가 열리는 날 잠실구장 앞에서 암표를 살 예정"이라며 "가을야구 표구하기 어려운 건 일반 관람객이나 우리나 똑같다"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