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합의 20년...북핵 해결 여전히 '안갯속'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 4월7일 북한 영변 핵시설의 용수 공급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으며 이는 방사능 누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사진=뉴스1

1994년 초 가을인 10월 21일. 미국이 북한에 중유를 제공하고 경수로를 건설해주는 조건으로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기로 한 제네바 합의가 성사됐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4년 21일. 제네바 합의 20주년을 맞은 지금 북한은 핵프로그램을 오히려 고도화해왔고 북핵 문제는 여전히 표류중이다.

제네바 합의가 이룬 것은 무엇일까? 평가는 분분하다.

북한의 핵프로그램의 진전 속도를 늦추게 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는 반면 지난 20년간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결국 핵능력을 더욱 진일보 시켰고 핵보유 의지도 강하게 천명한다는 점에서 북한 외교의 승리라는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또한 제네바 합의가 북한 영변 핵시설 동결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비밀리에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합의는 물거품이 됐다.

이후 북한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다자외교로서 한국, 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이 시작됐고, 비핵화 이행 문제로 마찰을 거듭했지만 2005년 9·19 공동성명이 극적으로 채택됐다.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가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풀릴 것 같던 6자회담의 장밋빛 미래도 잠시, 미국과 북한은 모두 상대의 의무 불이행을 주장하면서 2008년 12뤌 제6차 6자회담을 끝으로 공동성명은 파기됐다.

이후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은 북한은 장거리로켓 시험발사, 핵실험 실시 등으로 합의와 파기를 반복하면서 현재까지 이르렀고 북한은 핵능력을 고도화해왔다.

그렇다면 6자회담은 재개될 수 있고 북한 비핵화는 가능한 것인가?

북한은 오히려 핵능력을 진전 시키고 더불어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하며 핵보유국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는 가능할 지 여부를 떠나 이 같은 북한의 행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가 6자회담에 순순히 응하기는 힘들다는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중국이 비록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어 6자회담 재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