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시끌'한 차기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인선

(사진 왼쪽부터)성상철 전 대한병원협회장, 최성재 전 청와대 보건복지수석, 박병태 현 공단 기획상임이사.

담배소송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등 전 국민의 관심사를 주도할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차기 이사장 인선을 앞두고 후보자 자격논란이 뜨겁다. 일각에선 정부가 논란이 있는 인사를 이사장으로 내정할 경우 큰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 17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사장직에 지원한 6명의 후보들 가운데 성상철 전 대한병원협회장과 최성재 전 청와대 보건복지수석, 박병태 현 공단 기획상임이사 등 3명을 이사장 후보로 보건복지부에 추천했다.

이들 중 서류전형과 면접 등을 통해 복지부 장관이 복수를 추천하면 청와대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 현재 차기 이사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후보는 성상철·최성재 후보. 하지만 벌써부터 공단 등 주변에선 이들을 둘러싼 반발이 적지 않다.

성 후보의 경우 공단과 수가협상에서 의료공급자 입장을 대변해 온 대한병원협회장 출신이다. 서울대병원장 시절엔 황우석 줄기세포에 수십억원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유헬스협회장 시절 원격의료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공단 한 관계자는 "성 후보는 그동안 의료계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단과 수가 협상을 했던 인물로, 공단이 의료계의 걸림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공단 이사장은 정부의 의료민영화 추진에 맞서야 하는데 가능하겠냐"고 꼬집었다.


특히 성 후보는 박정희대통령 기념사업회 이사 출신으로,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 피격 당시 첫 대면했던 의사라는 점도 논란이다. 이 때문에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건보공단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성 후보 이사장 내정설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병원협회장이 건보공단 이사장이 되는 것은 재벌과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경련 회장이 노총 대표가 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오히려 최 후보가 차기 이사장으로 유력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 후보는 박근혜정부 인수위원회에 고용복지부분 간사를 맡으면서 초대 보건복지수석을 6개월간 역임하다 사임했기 때문에 '보은인사', '관피아'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연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등은 공동성명을 통해 "현재 거론되는 인물들은 아예 원서조차 받아선 안될 인물"이라며 "특히 최 후보는 보편적 복지보다 선별적 복지가 바람직하다고 여겨왔으며 기초노령연금 개악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건보공단 이사장 후보로 비전문가인 맹정주 전 강남구청장이 지원하기도 했다. 공단 내부 인사로는 박병태 현 기획상임이사와 공형식 새누리당 지구당위원장, 강암구 우송대 교수 등 3명이 지원했으나 박 이사만이 후보로 추천됐다. 다만 내부 인사는 업무의 전문성은 구비했지만 공단을 경영함에 있어 대외적인 외압 등을 이겨낼 자질과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후보자로 나선 내부 인사는 성 후보와 최 후보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며 "건강보험에 대한 전문성과 식견 등을 갖춘 능력 있는 인물이 이사장에 임명돼야 하는데 여전히 '관피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