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이랬다 저랬다' 방향 못잡는 증시

하루 앞을 예측하기 힘들다. 날마다 상황이 변한다. 코스피지수가 급등했다 급락하고 외국인은 매수했다 다음날 매도한다. 우리 증시가 구체적인 방향성을 잃은채 흔들리는 모습이다. 예측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 방법을 정하기 힘든 불안정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1일 코스피 시장은 개장 이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전일대비 16.77포인트(0.87%) 하락한 1913.29다.


지난주 급락하며 1900선을 힘겹게 지켰던 코스피지수는 전일 기술적 반등 등 영향으로 급등하며 1930선에 안착했다. 바닥을 확인하는가 싶더니 하루 만에 이내 다시 흘러내리고 있다. 이제 지금이 바닥인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외국인의 매매패턴도 종잡을 수 없다. 지난 17일 3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코스피지수를 1900선까지 끌어내린 장본인인 외국인은 20일 198억원을 순매수했다.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우리 증시가 바닥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하며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드는가 싶었는데 이날 다시 내다팔고 있다. 오전에만 8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

우리 증시의 이 같은 불확실성은 대외 환경에 민감한 구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나 유럽, 중국에서 나오는 단발성 악재나 호재에도 직접적으로 반응하며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 최근 자주 연출됐다. 더구나 주요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대외 변수에 대한 내성이 약해진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최근 거센 순매도에 대해 지난 7~8월 사들인 물량을 차익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 풀이하고 있는데, 아직 1조원가량의 추가 물량이 더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이후 조기 금리인상이나 유럽의 경기부양 정책 발효 여부 및 시점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우리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대체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섣불리 앞날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이 바닥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이날 오전 11시 중국에서 발표한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였다. 시장에선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한 7.5%나 하한선인 7.3%를 미달할 경우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지수의 추가 하락을 이끌 만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다만 중국이 발표한 3분기 GDP 성장률은 7.3%로 전문가 예상치에는 어느 정도 부합하면서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걱정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이달 23일 발표할 중국 HSBC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장정치도 눈겨여 볼 만한 이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선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개별 종목별 등락도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LG화학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현재 9% 이상 급락하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증시는 실적을 발표한 LG화학 쇼크가 영향을 미치는데다 어제 많이 오른 반작용으로 하락하는 모습이 낭는 것 같다"며 "앞으로 각 기업마다 발표하는 실적에 따라 주가가 많은 영향을 받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수출주의 3분기 실적이 대체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코스피지수가 1900 이하까지도 떨어질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다만 1900 이하에서는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유럽 스트레스테스트와 미국 FOMC 회의를 거친 뒤 10월말이나 11월초부터 반등의 변곡점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