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종합]반등 하루 만에 '풀썩'…기관도 팔았다

전일 모처럼 의미있는 반등을 이뤄냈던 증시가 다시 주저앉았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영향을 받아 1910대로 흘러내렸다.

외국인은 순매수로 전환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순매도에 나섰다. 특히 기관은 14거래일 만에 '팔자'로 전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선 건 이달 들어 처음이다.

이날 증시 하락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데 대한 경계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실망스런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이 급락하는 등 실적 영향도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4.78포인트(0.77%) 내린 1915.2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총 거래량은 3억9751만 주, 총 거래대금은 4조2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3포인트(0.28%) 오른 557.54로 마감했다. 총 거래량은 4억1259만 주, 총 거래대금은 2조5024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뚜렷한 시그널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기관이 14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점이 눈에 띈다"며 "최근 시장을 둘러싼 걱정거리라 할 수 있는 세계 경기 침체 등 문제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다만 시장이 가파르게 떨어질 때 만큼의 공포심리는 누그러지는 단계인 것 같다"며 "미국 경제는 잘 버텨주는 모습이기 때문에 우리 증시도 점차 점진적 반등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증시는 실적을 발표한 LG화학 쇼크가 영향을 미치는데다 어제 많이 오른 반작용으로 하락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며 "앞으로 각 기업마다 발표하는 실적에 따라 주가가 많은 영향을 받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수출주의 3분기 실적이 대체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코스피지수가 1900 이하까지도 떨어질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다만 1900 이하에서는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유럽 스트레스테스트와 미국 FOMC 회의를 거친 뒤 10월말이나 11월초부터 반등의 변곡점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도에 다시 1910대=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이 138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627억원, 기관이 76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등 하루 만에 다시 1% 가까이 하락하며 1910대로 주저앉았다.

업종별 희비는 엇갈렸다. 통신업은 2% 이상 올랐고 섬유의복, 비금속광물, 의약품, 의료정밀, 유통업, 전기가스업, 운수창고, 서비스업도 상승했다. 반면 은행과 운송장비는 2%대 하락했고 철강금속과 전기전자, 금융업, 증권, 제조업은 1%대 내렸다. 종이목재와 기계, 보험도 소폭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등락이 엇갈렸다. KB금융 (69,300원 ▲400 +0.58%)은 3%대,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는 2%대 하락했다. 현대차 (250,000원 ▼2,500 -0.99%)와 신한지주 (43,500원 ▲200 +0.46%), 기아차 (116,600원 ▲400 +0.34%)는 1%대 내렸다. POSCO (392,500원 ▼3,500 -0.88%)와 현대모비스 (244,000원 ▲500 +0.21%), 삼성생명 (86,400원 ▲1,000 +1.17%)도 하락 마감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146,100원 ▲700 +0.48%)은 7%대 급등했고 SK텔레콤 (51,000원 ▼100 -0.20%)도 3%대 상승했다. NAVER (182,700원 ▼1,000 -0.54%)와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 한국전력 (20,900원 0.00%)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상한가 종목 7개를 비롯해 344개 종목이 올랐고 70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감했다. 하한개 4개 종목을 비롯해 465개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전일 반등세 지켜냈다=코스닥지수가 전일 반등한 후 상승폭을 지켜내며 550대를 유지했다. 전일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마감한 코스피지수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개인이 이날 511억원을 순매도, 나흘 연속으로 '팔자' 우위를 지속했지만 외국인이 254억원, 기관이 46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코스닥 업종 중에서도 인터넷, IT소프트웨어, 제약, 종이목재 등 업종에 외국인·기관의 동반순매수세가 유입됐다.

저축은행, 스팩 등이 편입돼 있는 코스닥 금융업지수는 이날 4.67%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의료정밀, 유통 등 업종지수 역시 2% 이상 강세를 보였고 인터넷, 오락문화, 통신서비스, 출판매체복제 등도 1% 이상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음식료담배 업종지수는 1.7% 내렸고 디지털콘텐츠, 화학, 방송서비스 등 업종은 낙폭이 큰 업종군에 속했다.

시총상위종목 중에서는 다음 (47,400원 ▼700 -1.46%)이 1.54% 올랐고 파라다이스 (14,710원 ▼20 -0.14%), 컴투스 (38,700원 ▼300 -0.77%) 등이 강세로 마감했다. 한 때 '대장균 시리얼' 논란에 휩싸였던 동서 (18,900원 ▲770 +4.25%)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든 시리얼 제품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덕에 주가도 13% 이상 올랐다.

반면 셀트리온 (177,400원 ▼2,100 -1.17%), GS홈쇼핑 (154,900원 ▲3,200 +2.11%) 등은 2% 이상 주가가 빠졌다. CJ E&M, 내츄럴엔도텍 (2,590원 ▼30 -1.15%) 등도 1%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에서 전일대비 4.90원 내린 1054.70원이다. 코스피200 지수선물 12월물은 전일대비 2.00포인트(0.82%) 내린 242.4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