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회비 올린다니 속터지는 美

머니투데이

부산=류준영 기자

본회의가 진행중인 ITU전권회의 모습/사진=ITU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소속회원국(193개국)의 분담금 최상한선이 21일 결정됐다.

분담금은 쉽게 말해 ITU 운영회비를 뜻한다. ITU 운영금은 회원국 분담금이 80%, ITU 전시회 부스 판매비용, 출판 등을 통한 회수비용이 20%를 차지한다. 회원국 분담금은 ITU전권회의 본회의에서 결정된 정책 추진비용 등으로 쓰여진다.

분담금은 ITU 회원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매겨진다. 예컨대 미국과 일본은 분담금이 106억원 가량으로 1위다. 우리나라는 36억원 수준인 11위로 인도·스위스·영국 등과 같은 수준의 분담금을 내고 있다.

이상학 ITU 준비기획단 부단장에 따르면 ITU회원국별 분담금은 국가별 분담금 단위(최소 1단위)에 환율(31만8000 프랑(CHF))을 곱한 값으로 4년에 한 번 결정되며, 1년에 한 번씩 지불하게 돼 있다.

예컨대 미국과 한국의 분담금 단위는 각각 30과 10단위이다. 그 결과 미국의 분담금은 106억8499만원(30×31만8000프랑), 한국의 분담금은 36억7000만원(10×31만8000프랑)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분담금을 많이 지불한다고 해서 그만큼의 혜택을 더 누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30단위인 미국과 1단위인 그리스·루마니아·리비아·멕시코 등 11개국 모두 같은 투표권과 발언시간을 갖는다.

때문에 많이 내는 쪽과 적게 내는 쪽의 입장이 판이하게 달라 ITU 회원국 간 분담금 설정을 놓고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는 등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있다.

일부 개도국은 "분담금을 물가와 연동해 상향 조정하자"고 주장한다. 단위가 낮아 분담금 비율을 올려도 지불할 비용이 크게 늘지 않는 까닭이다. 반면, 상한 조정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분담금을 짊어지는 국가들은 "ITU 운영 혁신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학 부단장은 "분담금 설정 때마다 선진국에선 "마른 수건도 다시 짜라", "방만한 돈이 많다", "ITU직원들의 복지혜택을 줄여라" 등의 주장이 매년 터져 나온다"고 말했다.

ITU 회원국 중에는 분담금 1단위마저 못내 회원자격이 정지된 국가도 있다. 현재까지 10개국 정도로 파악된다. ITU는 해당 국가의 국격을 지켜주기 위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분담금을 가울에 주로 낸다. 이때가 환율이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