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혁신도시, 시대적 사명 '안전' 산업으로 육성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스마트 기반 가스안전시설 교육. / 사진제공=가스안전공사

충북은 직지(直指)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377년 인쇄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는 인류 지식의 순환과 축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제 충북 혁신도시(음성·진천)는 직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수에게만 전유되던 '안전'을 전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전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시행하는 '성장거점연계 지역산업육성 사업'에서 충북 혁신도시는 모든 사업의 초점을 '안전'에 두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산업기술표준원 등 공공기관 이전을 계기로 사물네트워크(IoT)기반 스마트 안전관리, 스마트 기반 가스누출검지장비 등 스마트 안전산업 분야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충북 혁신도시의 행보는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며 국가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단순한 지역산업 성장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충북도와 음성군·진천군, 충북테크노파크(TP) 등 지역주체들은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안전'에 대한 인식과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는 '안전의 메카'로 자리매김 한다는 구상이다.

/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우선 이전 공공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주관기관인 (주)임베디드솔루션은 스마트기반 가스누출검지장비 및 성능평가기술 개발을 실시한다. 산업에 사용하는 가스는 가연성과 유독성 등이 있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이에 적외선 방식(가연성 가스)과 전기화학식(암모니아) 가스센서를 사용, 휴대용으로 검지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측정된 가스농도의 데이터는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 기기로 전송한다. 전송한 데이터는 다시 서버로 저장돼 웹(Web)이나 앱(App)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같은 개발 사업에 있어 충북 혁신도시는 최적의 선택지라는 평가다. 오정석 한국가스안전공사 책임연구원은 "충북 혁신도시 인근의 공장들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가스가 사용되고 있다"며 "이는 상당히 흔치 않은 경우로 이런 강점을 잘 살린다면 기술 개발과 시험에 아주 용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물네트워크 기반 스마트 안전관리 및 사고대응·예측 시스템 개발을 통해서는 가스안전관리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는 구상이다. 현재 도시가스, 석유화학, 가스플랜트의 경우 효율적인 비용으로 대단위 면적의 고위험 시설물 및 설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무선통신기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주)유피오가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고 (주)세이프티아, 한국교통대학교, 충북대학교 등의 산학협력이 이뤄진다.

충북TP는 이 같은 스마트 안전산업의 촉진을 위해 이전공공기관과 지역특화기관 기 구축된 장비와 인적자원을 활용한다. 지역제품 구매 활성화 지원, 안전산업 기술지원, 스마트안전 사업화 지원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해 나간다.

성장거점연계사업을 통한 충북 경제 활성화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이전을 계기로 함께 충북으로의 이전을 결심한 기업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것. 박수열 (주)유피오 이사는 "원래 수도권에서 사업을 했지만 가스안전공사의 이전으로 인해 본사 이전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사업으로 인해 이전하는 기업이 많아진다면 충북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양질의 사업 내용에 비해 예산 규모와 후속 사업의 불확실성은 큰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전체 시범사업의 연간 예산은 총 10억원 규모로 세부적인 사업으로 분배될 경우 넉넉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의 김미혜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시범기간이 지난 3년 뒤의 구상이 없다면 상당히 무의미해지는 사업이 될 수 있다"며 "사업 이후와 파생효과를 고려하는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혁신 주체간 네트워킹을 맡은 남창현 충북TP 원장은 "이전 기관과 지역 중소기업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지역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