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 감청 불응 공동대응 쉽지 않네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다음 (48,100원 ▲600 +1.26%)카카오가 감청영장에 대한 업계의 공동 대응을 요구했지만, 업체들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업계의 공동대응을 위한 논의가 국정감사 등을 이유로 중단된 상황이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지난 14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 회의를 갖고 공동대응 모색에 착수했다. 이날 회의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참석요청을 받지 못해 참석하지 못했다. 이어진 국정감사 일정으로 인해 회의는 중단된 상황. 다음과 네이버, 인기협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있지만, 공동성명과 같은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자회사 캠프모바일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의 사찰 논란이 거세지면서 이람 캠프모바일 대표가 27일 열리는 국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이다.

이날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 자칫 이용자들에게 오해를 살 경우 카카오톡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음카카오와 논의보다는 대응논리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SK컴즈도 아직 명확한 협조 요청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 국감 이후 정식 제안이 들어오면 협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상생협력방안의 실천으로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수립한 상황이다. SK컴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감 중인 상황에서 정부 시책에 반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부담감도 큰 상태. 하지만 다음카카오가 공격적으로 나선 상황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일 경우 이용자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인터넷 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인터넷 업계는 당장 법집행 거부에 동참을 선언하기보다는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이 모바일 인터넷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이용자의 정보보호와 법집행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기업협회를 중심으로 학계와 기업, 정부와 공동으로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각 기업이 처한 입장이 달라 당장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인터넷 문화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는 형성된만큼 관련 논의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