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통상임금 재판 내달 7일 선고…노사 초미의 관심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의 선고일이 다음달 7일로 정해졌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임금협상에서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통상임금 확대를 논의하기로 한 만큼 선고결과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22일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노사에 따르면 서울 중앙지법은 다음달 7일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원 23명은 지난해 3월 상여금과 귀향교통비, 휴가비 등 6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선고일이 정해짐에 따라 노사는 판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노사가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에서 통상임금 확대안 등을 협의하기로 함에 따라 법원의 선고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조는 "1심 판결이 다가온 만큼 통상임금 산입 확대를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의 쟁점은 상여금의 '고정성' 여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 주기와는 상관없이 상여금이 고정성, 일률성, 정기성이 있다면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시했다.

현대차의 상여금 지급 시행세칙에 따르면 상여금은 기준기간(2개월) 내 15일 이상 일한 사람에게만 지급된다. 회사는 이 같은 ‘지급 제외자 규정’을 근거로 고정성이 결여됐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일정 근무일수를 채워야만 지급되는 임금은 고정성이 없다고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을 통해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신의칙' 적용도 쟁점이다. 대법원은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나 '기업 존립 자체의 위협'이 예상된다면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추가수당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한국GM과 르노삼성의 경우 신의칙 적용에서 엇갈린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영업이익과 이익잉여금이 각각 8조3000억원, 48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은 노조에 유리하게 판단될 것으로 본다.

반면 직원 수가 6만3000여명(사무직·계약직 포함)이고, 초과근로가 상시적으로 있다는 것은 회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업계는 통상임금을 재산정해 과거 3년치 소급분까지 지급하게 되면 첫해에만 5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가 별도의 상설협의체를 통해 임금체계를 개선하기로 한 만큼 법원의 판결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며 "하지만 향후 노사간 논의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