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 5% 오를 때 세금은 12% 인상···감정원 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사진=뉴스1

한국감정원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표준공시지가 대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증감효과 분석 결과, 일부 지역에서 세액변동률이 표준공시지 상승률의 2배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의 보유세 산출방식에 심각한 오류가 있거나 표준지 선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이 감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표준공시지가 변동률은 3.64%, 이에 따른 보유세 변동률은 3.71%로 나타났다.

전남의 경우 표준공시지가 변동률은 5.22%임에도 보유세는 12.31%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땅값이 오른 비율의 2배 이상 만큼 세금이 오른다는 분석이다. 전남의 올해 8월까지 실제 지가변동률은 1.15%에 그쳤다.

대구와 대전 역시 표준공시지가 변동률에 비해 보유세 변동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의 표준공시지가 변동률은 4.16%였으나 보유세는 6.69% 오른다고 평가됐고, 대전도 표준공시지가 변동률은 2.68%이지만 보유세 변동률은 3.28%로 나타났다.

반대로 공시지가 변동률에 비해 보유세 변동률이 현저하게 낮게 분석된 곳도 있었다. 제주의 경우 표준공시지 변동률은 2.98%였으나 보유세 변동률은 1.31%였고, 광주(1.40%, 0.79%), 강원(4.58%, 2.92%), 세종(18.12%, 13.48%) 등도 표준공시지가 변동률보다 낮은 보유세 변동률을 보이는 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마철현 세무사는 "통상 토지 보유세 상승률은 기준시가 상승률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될 수 있지만 감정원 평가는 허용할 만큼의 오차 범위를 뛰어넘었다.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라며 "감정원의 계산에 적합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토지보유세는 공시지가에 따라 연동하는 방식으로 부과된다. 매년 2월 감정원이 표준공시지가를 발표하고 이를 기준으로 2개월 뒤 개별공시지가를 책정한다. 재산세와 종부세로 나뉘는 보유세는 이렇게 책정된 개별공시지가에 공정시장가액비율(토지 70%)과 세율을 곱한 뒤 세부담상한금액(1.5배)을 적용해 산출하고 있다. 감정원의 분석이 이 같은 내용을 반영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신방수 세무사는 “수도권 등 지가가 높은 지역은 누진세 적용을 받아 작은 지가변동에도 보유세가 크게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감소하는 것을 설명하기는 힘들다”며 “분석 방식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표준공시지가가 특정 토지를 정하는 방식이어서 불균형에 따른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도 “부동산이 최근 분화되고 국지화되면서 표준지가 전체 가격의 대표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통계상 이상치가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 체크해보고 표준지를 재설정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감정원 관계자는 “올해 표준공시지가가 높게 책정돼 토지 과세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지자체의 의견이 있었다”며 “국세청 자료협조가 어려워 자체적으로 보유세 영향 분석을 추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세대상 토지의 실제 현황이나 누진제 등 세부적 과세기준을 적용한 결과는 아니다"며 "전국적 추이를 보기 위해 샘플을 활용해 작성한 것으로 실제 보유세 증감과 상이할 수 있는 자료"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