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예타기준 1000억원 상향 안 돼"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한해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규모를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리는 등의 예타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예타사업대상 규모를 소비자물가지수가 아닌 '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한 나라 국민경제의 실제적인 물가 수준을 표시)를 기준으로 다시 상정해야 한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제언이 나왔다.


조영철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은 22일 김광림 의원실 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개선 정책토론회'에서 "GDP 디플레이터 기준으로 1999년 500억원의 가치는 현재 675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SOC 사업의 경우 소비자물가의 영향을 적게 받는 만큼 생산자물가 또는 GDP디플레이터를 기준으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경환 부총리가 지적했듯이 우리나라는 현재 디플레이트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앞으로 물가전망이 2%미만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 제도를 바꾸면 10년정도 지속된다고 봤을 때 사업비를 얼마로 올릴 것인지 다시 판단해서 적정수준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SOC 사업이야말로 인건비, 유류비 등 소비자물가와 관련있다"며 "GDP디플레이터를 사용하되 요소비용의 증가치를 함께 따져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타조사대상 규모를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국고지원 300억원이상 사업에서 500억원이상으로 확대하는 기획재정부의 방안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예타제도 운용상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은 빠져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개선방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국장은 "예타 조사할 때 수요예측이 항상 '과다'하게 예측된다는 점이 문제"라며 "수요예측이 항상 플러스로만 발생한다는 것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의 진행을 맡은 김동건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지역균형발전 비중과 관계없이 평가항목에 '추가항목'을 통해 유리한 항목을 끼워넣을 수 있다"며 "정치적 논리에 의해 영향을 받는 제도내부의 문제점도 개선돼야한다"고 말했다.

예타조사 할 때 지역균형발전 항목의 가중치를 높이는 부분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성모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는 "낙후지역 발전을 위해 도로, 철도 등이 신설되면 이들 도시의 생활권이 대도시로 옮겨가는 이른바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지역활성화 계획도 병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윤철 기획재정부 성과관리심의관은 이날 △SOC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규모를 한해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국고지원 300억원→500억원)으로 확대 △지역균형발전 항목의 가중치 하한선을 5%포인트 상향조정 △예타결과 국회제출 간소화 등의 내용이 담긴 '예타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