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재산조사 없이 유병언 채무 탕감한 예보 질타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해 재산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14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탕감시켜줬었다는 이유에서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청해진 해운에서 (유병언이) 급여받은 것을 건강보험공단이 통지를 해주고, 기업 관련 자료만 살펴보면 청해진 해운의 대주주가 아이원아이홀딩스이며 유 전 회장의 아들, 딸들이 대주주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부실관련자인 유병언의 재산들이 직계존비속들의 명의로 옮겨진 정황을 부동산 등기부등본이나 기업공시 등을 통해 일반인들도 확인할 수 있는데, 왜 찾지 못했나"고 질타했다.


특히 이 의원은 예보로부터 제출받은 '2002년 이후 100억원 이상 채무조정 내역' 자료를 통해 IMF 사태로 공적자금이 생긴 이후 100억원 이상을 탕감받은 개인 채무자는 유병언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의원도 "유병언은 세모그룹 연대보증인으로, 부실기관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실관련자가 됐다"며 "단순한 연대보증인이라 (재산조사를) 안 했다고 했는데, 부실관련자 범위에 법인인 경우 전·현직 임직원과 주요 주주도 포함되는 만큼 다 실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 역시 "유병언의 차명 은닉재산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안 한 것으로, 재산 확인 없이 채무 탕감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관리하는 예보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김주현 예보 사장은 "재산 조사 과정에서 미진했던 부분은 인정한다"며 "다만 세모그룹이 1997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부실책임자에 대해 엄격히 조사를 했는데, 그 당시 유병언은 대부분 기간 수감돼 있어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판단해 부실책임자로 지정 할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의원들은 유병언의 채무조정 문제를 예보 자회사인 KR&C가 나라신용정보에 위임해 처리한 후, 이에 대해서 예보가 제대로 보고 받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은 "KR&C가 탕감을 하는 과정에서 왜 보고를 받지 않았냐"고 질문했으며, 김주현 사장은 "정책적으로 의미 있거나 중요한 사건은 보고를 받지만, 부실관련 처리하는 것이 30만건이 넘어 일상적인 내용은 보고 받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승우 전 예보 사장도 "위임 전결 규정상 통상적 처리 업무까지 일일이 보고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